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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방위비 협상 대표단 “방위비 분담, 예산 측면도 고려해 협상 중”
-대표단, 경제 논리 통한 협상 전략 구사 전망
-“납세자에게 어느 정도 부담 지우느냐 문제”
-한미 분담금 제시액 차이 커 연내 타결 불투명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가 지난 22일 오후 미국 호놀룰루에서 개최되는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2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내년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액을 결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에 나선 우리 대표단이 “외교나 방위 측면뿐만 아니라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경제적인 요건도 협상에서 고려돼야 한다”며 분담금 내역을 통한 ‘현미경 협상’을 예고했다.

방위비 협상 관계자는 28일 외교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11차 협상 대표로 그간 중용됐던 외교 전문가가 아닌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임명된 것을 거론하며 “방위를 전공한 사람이 아닌 경제 전공자를 대표로 임명했다고 한다면 외교나 방위 측면뿐만 아니라 예산 등 경제적 요인도 함께 고민하라는 정부의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에는 우리 납세자가 낸 세금이 투입된다”며 “예산이라는 부분은 이번 협상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분담’이라는 최종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고려되고 반영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협상에 앞서 미국 국무부가 먼저 “주둔 미군의 비용 문제를 미국 납세자(tax payer)가 모두 떠맡게 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 측을 압박한 것과 청와대 관계자가 협상에 있어서 납세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우리 측 대표단은 “방위비 분담에 투입되는 세금 역시 우리 납세자의 부담”이라며 “결국 방위비가 예산에 반영된다는 말은 우리 납세자에게 어느 정도의 부담을 지우는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협상 관계자의 이 같은 발언은 우리 대표단이 올해 분담금 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최대 50억 달러(6조원)를 분담금으로 요구하고 나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방위비 예산 내역을 구체적으로 따져가며 경제 논리를 통한 협상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10차 협상 때까지 미국 측이 방위비 협상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역안을 우리 대표단에게 제시한 적이 없어 올해 협상에서 이 같은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협상 관계자는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렸던 2차 협상에서 양국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의 통해서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 도출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양국은 당장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집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 협상을 타결한다는 계획이지만, 양측의 분담금 제시액 차이가 워낙 커 실제 협상은 해를 넘길 가능성도 크다. 협상 관계자는 “원칙과 실제가 달라질 수 있지만, 연말까지 협상을 타결한다는 기본 원칙에는 양국 모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도 “어려운 협상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감안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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