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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동도 가세…초기재건축 단지 안전진단 ‘첫 허들 넘기’ 속도전
“노후화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정밀안전진단 자금 주민들 모금
목동5단지 안전진단 절차 재개
풍납동 미성 예비안전진단 통과
주민간 합의거쳐 내년 본격 도전
서울 양천구 목동신사가지아파트 5단지 일대의 모습. [네이버 항공뷰]

서울의 대표적인 초기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정부의 강화된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신 가운데 이 여파로 잠시 주춤했던 주요 단지들이 다시 속도를 내면서 새로운 결과를 만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재건축 잠룡’으로 최근 정밀안전진단 C등급(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주민들은 구청에 이의제기를 하는 동시에 집단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아파트5단지는 지난 24일 본격적인 정밀안전진단 진행 단계에 돌입했다. 이달 중순께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올림픽선수촌아파트의 재건축 불가 판정 이후 잠시 보류를 요청했고 이번에 공식적으로 절차를 재개한 것이다. 정밀안전진단 진행은 6·9·13단지에 이어 네번째다. 양천구청에서는 이 단지에 대해 11월 초 현장조사를 나갈 예정이다.

목동5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여러가지 힘든 정부의 규제가 있지만, 이미 아파트가 심각하게 노후화되고 주민 안전에 위협이 되는 상황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주민들의 뜻을 모아 안전진단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목동5단지 주민 모금액은 3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에서 제시한 안전진단 용역 비용은 약 2억6500만원이다.

36개동, 총 1848가구 규모 대단지인 목동5단지는 양정고·한가람고 인근에 자리잡고 있고 학원가와도 밀접해 목동 지역에서도 교육환경이 우수한 곳으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대입 정시확대와 자사고·외고 폐지 소식까지 나오면서 인근 공인중개업계에서는 서울 지역 중에서 학군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 풍납동 미성아파트의 행보가 주목된다. 1985년에 준공해 4개동 275가구의 미성아파트는 최근 정밀안전진단의 직전 단계인 예비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을 받았다. 미성아파트 측은 올해 안에 주민 간 합의를 거쳐 정밀안전진단 비용 예치금을 마련한 뒤 내년 초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안전진단 용역 비용은 약 1억4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이 단지는 지난 2005년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한차례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아파트 노후화가 본격화하면서 주민들의 재건축 추진 열망이 한층 커졌고 이번에 정밀안전진단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작년 3월부터 정부의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된 상황에서 초기 재건축 단지들이 원하는 결과를 받을 수 있을 지 여전히 미지수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당시 안전진단 평가항목별 가중치에서 ‘구조안전성(20%→50%)’을 강화하는 등 사실상 재건축 규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안전진단기준 상향 이후 높아진 문턱을 넘은 단지는 현재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호아파트(1975년 준공)가 유일하다.

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신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측은 지난 22일 민간 용역 업체의 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송파구청에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하며 동시에 집단소송에 대해서도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현재 구청 측에서는 민간 용역업체에 강제로 자료제출을 요구할 권한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업체가 관련 자료를 전격 공개할 경우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정부의 안전진단 기준 강화 여파로 서울 재건축 공급이 더욱 위축되고 신축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 급등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목동신시가지 등 초기 대단지 재건축 아파트에서 ‘공급 숨통’이 트일 경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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