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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 기자님 vs 기자놈
명함기자 사라지고 가짜뉴스 자숙해라
기자에게 정보보고 요구 자제해야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 경기도의 한 공무원이 이렇게 말했다. “기자출입 등록을 하려온 기자를 보면 제발 기자교육 좀 받고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딱 보면 정통기자인지 영업만을 위해 채용된 명함기자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표정은 각양각색이다. 엄숙하고 무섭게 보일려고 애쓰는 자가 있는가 하면, 비위를 맞추면서 ‘살살’거리는 자, 말도 안되는 가짜뉴스를 혼자만 알고있다는 듯 자가도취에 빠진 자, 스스로 가짜뉴스를 만들어 마치 혼자만 알고있으라고 선동하는자 등 코미디가 연출된다. 사소한 정보로 공무원을 괴롭히는 시대는 지났다. 협박도 안통한다. 종이신문에서 온라인 시대를 넘어 1인미디어 시대(유투버 등)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5G시대인데 아직도 아날로그 시대에 정신이 머물러 있다.

한 공무원이 이런말을 했다. “기사작성 능력이 안되는 명함기자들의 공통점은 ‘입’이 발달돼있다. 많은 것을 알고있다고 떠들고,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타 기자 단점 지적도 서슴치 않는다. 자기가 최고라는 것인데 모자라 보였다. 예의는 실종됐다. 예언가처럼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기자업무를 총괄하는 대변인·공보관실은 바보가 아니다. 갑과 을의 문제도 아니다. 독자의 개념에서 해석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사를 쓸 줄 몰라도 잘쓴 기사와 임팩트있는 기사를 국민들은 구분한다. 하물며 기자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이런 걸 모를리 없다. 그저 모른척 해 줄 뿐이다. 모른척 해주니 눈치도 못채고 이젠 ‘카톡질’을 해댄다. 새벽 6시20께 경기도보도자료 게시판에 올라오는 보도자료 출고경쟁이 벌어진다. 최초 보도가 마치 단독보도인냥말이다. 지자체 출입기자도 마찬가지다. 기자는 사랑(영업)받기위해 꼬리를 흔드는 애완견이 아니다. 사자가 돼야한다.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다. 복사기처럼 복사해 올린 기사(?)를 포털에서 URL 복사해 해당 공무원에게 새벽부터 카톡으로 보낸다. 한두명이 아니다. 새벽부터 울려카는 ‘카톡 카톡’소리에 짜증이 난다. 관공서 보도자료 ‘도장찍기’ 한 행태다. 기억해달라고 애쓰는 ‘각인 수법’이다. 거지가 따로 없다.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공무원은 ‘카톡으로 보내는 기사를 열어보지도 않는데, 수년동안 참 열심히 보내는걸 보고 불쌍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고 꼬집었다. 나는 이런 기자들과 선후배 연을 거부한다. 기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건기자부터 시작한 ‘정통 기자’들은 이러한 일을 안한다. 할 필요 없다. 출입처에서 이미 인정한다. 발굴 기사를 쓰고 논점을 정해 파고든다. 창작 기사·단독보도에 심혈을 기울인다. 자기 이름으로 출고되는 기사는 역사속에 남는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고뇌한 흔적이 기사에 녹여있다. 하지만 일부 1인인터넷 신문과 소형 인터넷 통신사 등의 행태는 가관이다. 자기얼굴을 내는 기자수첩을 읽어보면 한숨이 나온다. 필명+사진은 자신의 명예와 관련있는 중요한 부분인데도 문맥도, 논리도, 단어선택도 천박하다. 자기스스로 개발하고 노력하지않은 결과물이다. 본인이 이게 최고라고 생각하는게 더욱 문제다.

한 기자가 이런 말을 했다.

“언론사 찌라시를 봤더니 옆 자리 기자가 보낸것 같아 가짜뉴스를 한 번 또 전화를 거는척하면서 슬쩍 흘러봤다. 그랬더니 5분만에 인천에 있는 타 언론사 기자한테 연락이 왔다. A 회사 기자가 알려줬다”고 했다. 기자공유 정보시스템에 접속하면 해당 언론사 본사는 물론 전국 기자에게 공유된다. 어디서든 이 정보보고가 돌아다니게 돼있고 노출된다. 경기도에 어떤 기자가 어떤일을 하더라라는 정보가 타 지역에서 공유되는 셈이다. 그는 허위정보를 올리는 이 기자와 연을 끓었다.싸울필요도 없었다. 인간도 아니다”고 했다.

이젠 동족(?)도 없다. 팩트체크도 안한 가짜뉴스를 기자스스로 생산해낸다. 언론사도 예외가 아니다. 동족끼리 마구 기관총을 쏴댄다. 경쟁사 정보라고 해서 소설같은 얘기를 확인도 안한채 회사에 보고한다. 이 정보는 찌라시로 둔갑되고 정보기관에 수집된다. 돌아서면 적군(?)이라는 언론사 자화상이다. 본사에서도 정보보고를 하루에 몇건씩으로 올리라는 것도 문제다. 기사로 취재해 얼마든지 출고할 수 있지만 안한다. 무능이 문제다. 확인하기 힘들고 소문뿐인데 이걸 올린다. 책임감도 없다. 그래서 가짜뉴스가 생산된다.

언론사 발(發) 가짜뉴스 진원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사 스스로 정화를 부탁했다. 물론 언론사 정화 발언은 문 대통령 관점인지, 국민 관점인지, 언론사 관점인지 따져볼 일이다. 하지만 언론사는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지않는다. 팩트는 기자 스스로 찌라시(가짜뉴스)인줄 알면서도 창작으로 둔갑된 ‘OO설’’을 본사에 보고한다는 사실이다. 부끄러운 자화상을 이젠 기자스스로 바로 잡아야한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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