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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애드벌룬을 조심하라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대리입니다. 불도저가 별명인 우리 부장님은 일은 잘 하시지만, 성격이 불같아서 부하들로부터 원성을 많이 듣는 편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 갑자기 저보고 술 한잔하자고 하더니 그 자리에서 회사를 옮길 것 같다고 하는 겁니다. 전혀 뜻밖이라 놀랐는데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합니다. 왜 하필이면 저한테 그런 중대 정보를 이야기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아무리 필자가 직장 문제 상담 전문가라 해도 이 정도 내용을 가지고는 그 부장님의 의도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이분의 질문 뉘앙스로 봐서 그 부장님이 움직일 기미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많이 놀랐다는 것이고 그 말을 아무한테도 전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그럼 나한테는 왜 그 이야기를 했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이분이 평소 부장님의 심복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일단 이를 바탕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이분이 필자에게 먼저 상담을 해온 것은 잘한 일이다. 왜? 이분이 그 부장님의 예상을 뒤엎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부장님은 이분이 그 궁금증을 부서 내 누군가에게 바로 물어볼 것으로 계산했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그 소문은 삽시간에 번져 나간다. 그렇게 해서 부장님이 얻는 건 무엇일까? 요즘 정치권에서 회자 되는 ‘민심’을 알 수 있게 된다. 아까운 분이 떠난다고 안타까워하는 부류와 마구 고성을 지르는 부장이 간다고 하니까 속이 시원하다는 부류로 나뉘어서 한참 시끌벅적할 것이다. 이처럼 화젯거리를 던져서 여론을 파악해보는 것을 시쳇말로 ‘애드벌룬을 띄운다’라고 하는데 부장님이 정말 그런 거라면 보통 고수가 아니다.

부장님의 갑작스러운 이직 예정 이야기에 놀란 대리여!! 부장님이 정말로 이직 예정인데 함부로 아무한테나 말할 수는 없어서 당신을 택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당분간 입을 다무는 것이 상책이다. 애드벌룬이 필요하면 대타를 찾아서 재시도할 것이고, 어느 경우가 되었든 부장님은 당신을 입이 무거운 ‘진국’으로 재평가할 것이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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