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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김정덕 단지FnB 대표] 돼지열병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9월16일 국내에 발병했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발표가 있은 지도 벌써 한 달째다. 치사율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도 처음 발생한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으나, 돼지는 한 번 감염되면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으로 안타깝게도 현재는 예방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는 못했다.

지난 5월에는 북한에서 발생했으며 작년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주변국에서 확산됐다. 특히 중국의 경우 엄청난 피해가 현재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해외사례 등을 종합해 볼 때 우리나라 양돈 8조원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리라 생각된다. 실제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이후 삼겹살은 ‘금겹살’이라 불리며 급등했고 돼지열병 관련주들 역시 상한가를 거듭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유일한 해결책으로 알려졌던 지역 돼지 전부를 살처분 하는 정책과 더불어 한동안 돼지 이동 제한 등의 고육지책으로 정부는 돼지열병의 확산을 막는 노력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돼지열병 발생 1개월이 지난 현재 돼지고기 가격은 놀랍게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돼지고기 자체의 소비를 제한하고 있는데다가 양돈 농가에서 도축 출하량을 급작스럽게 늘린데 영향을 받았다.

보통 조류독감, 광우병, 구제역등의 축산물 관련 질병 재해가 발생하면 정부의 방역·살처분 조치로 인한 공급량 감소와 함께 가격 인상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돼지열병의 경우는 정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작년 시세보다도 더 많이 하락했다.

우리나라 국민은 이미 2000년대 초반 조류독감 사태와 돼지 질병인 구제역 사태 등을 통한 학습효과가 있는 소비자들이다. 또 일련의 가축 질병을 슬기롭게 극복했던 국가 중의 하나이며 우리나라의 양돈업은 이미 현대화 과정을 거쳐 후진국의 양돈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소비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살처분에 대한 후 조치 말고도 현재 유통되고 있는 국내 생산 돼지고기 ‘한돈’의 안전성을 국민에게 더 많이 알리는 노력과 함께 출하량 조절 등에도 적극 대응해야만 한다.

모든 정책과 대응에는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우리는 지난 시절 정책의 부적절성이나 잘못된 대응으로 이미 뼈를 깎는 고통을 몇 번 경험했었다. 돼지고기 소비심리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길 기대하기 보다는 정부의 선제대응과 관련 산하기관들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아무리 정부가 나서서 돼지열병은 인체에 무해하다거나 감염된 돼지는 출하가 안된다하는 말 보다는 직접 나서서 양돈협회 등과의 각별한 공조를 통해 소비심리 진작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누구나 건강한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다. 현재 대한민국 양돈 사업의 최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정부만이 할 일은 아니다. 이미 수 만개의 삼겹살 매장이 소리 없는 불황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불황의 늪에 허덕이는 자영업자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다. 서민 음식의 대표로 분류되던 삼겹살과 소주로 오늘 저녁 회식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튀김옷 고소한 두툼한 돈까스로 오늘 점심을 해결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서로 돕고 살아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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