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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루킹스 연구소 "세계 경제, '동반 불황' 국면 진입"
브루킹스-FT 공동 발표 TIGER 3년만에 가장 낮아
주요 국가 성장 둔화·일부 국가 성장 정체
통화 정책 외에 신뢰회복 위한 광범위한 구조개혁 필요 지적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세계 경제가 동반 불황(synchronized stagnation)에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동반 불황 혹은 동반 경기 침체는 주요 경제국들의 성장 둔화와 더불어 나머지 국가들마저 성장 정체 혹은 경제 위축 현상을 겪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13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와 파이낸셜타임스(FT)가 공동으로 발표한 글로벌경제회복지수(TIGER·타이거)는 올해 8월 현재 0.4428로, 2016년 5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미중 무역전쟁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 긴장의 장기화와, 정치적·지정학적 불확실성, 그리고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 부양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기업 투자와 소비 심리를 억누르면서 세계 경제 전반의 동반 불황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가 동반 불황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주요 국가에서 가계 소비와 고용 시장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더 큰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 경제의 미래를 온전히 비관적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도 덧붙였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부르킹스 연구소는 미국의 경우 노동시장과 소비가 견실한 가운데,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둔화되는 이분법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중국을 필두로한 교역국과의 무역 긴장이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경우 '제조업의 심장'인 독일이 뚜렷한 침체 신호 하에 정부가 재정 부양책에 고삐를 죄고 있으며, 프랑스와 네덜란드, 스페인 등은 비교적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최근 총리 사임 발표와 연정 재구성 등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그 여파가 경제부문까지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일본은 실물경제 약화와 취약한 재정여건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국가 재정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은 오는 10월 31일 브렉시트 시한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은 영국의 단기적 경제 전망을 낙관할 여지를 주지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세계 시장의 수요 감소, 그리고 무역 불확실성은 일부 신흥 경제국들의 성장마저 발목잡고 있다.

중국의 경우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경기 부양의 여지가 크지만, 현재 중국 정부는 제한적 부양책을 이어가되 지속가능한 수준에서 비교적 낮은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가계 소비가 무너진 인도의 경우 정부의 통화정책에도 급격한 성장 둔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과 러시아, 멕시코 역시 제로 성장의 늪에 갇혀 있다.

부르킹스 연구소는 경기 부양 노력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개혁들이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혁을 통해 미래에 성장에 대한 믿음이 담보되지 않으면 얼어붙은 투자와 소비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반적인 저금리 현상 역시 풀어야할 숙제다. 부르킹스 연구소는 "마이너스 정책금리는 금융 시스템에 취약성은 키우면서 성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구조개혁과 신중한 재정정책을 펼치지 않는 한 저금리의 장기화는 세계 경기 침체의 악재로 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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