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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론전략상 시간끌기’ 정경심 vs ‘혐의입증 자신’ 검찰…수싸움 ‘팽팽’
정경심, 조사 일정 늦추고 조범동 혐의 파악하는 게 유리
검찰은 수사 보안 이유로 조범동 공소장에 공모관계 생략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조국(54) 법무부장관의 배우자 정경심(57) 교수가 3일 8시간만에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검찰이 수사 보안을 위해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36) 씨 공소장에 정 교수와의 공모관계를 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 교수 측도 최대한 조사 일정을 뒤로 미루면서 본격적인 수 싸움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정 교수를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정 교수는 전날 오전 9시께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5시께 귀가했다.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돌아갈 때도 지하주차장 등 철저히 외부와 차단된 경로를 택했다.

정 교수에 대한 조사 기간은 길어질 전망이다. 정 교수는 이번 사건의 핵심인 사모펀드 투자 의혹에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내용이 많은데다 자녀들의 입시 문제에도 관여했기 때문에 조사를 한 번에 끝내기는 어렵다.

법조계에서는 ‘8시간 조사’를 놓고 정 교수가 변론 전략상 조사 마무리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전날 사모펀드 운용사와 투자를 받은 업체를 사실상 지배하며 회삿돈 72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를 구속기소했다. 정 교수 입장에서는 추가 조사 일정을 최대한 늦추고, 검찰이 조 씨를 어떤 내용으로 기소했는지 충분히 파악하는 쪽이 유리하다. 실제 정 교수는 검찰에서 진술한 조서에 날인을 하지 않고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의 날인이 없으면 법정에서 증거로 쓰기 어렵다. 정 교수는 조 씨 재판이 일찍 열릴 것을 기대하고, 그 사건 기록을 확보해 대비하는 편이 변론 전략상 이득이다. 형사사건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건강문제를 계속 강조하는 것도 영장심사를 대비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도 전날 조 씨를 기소하면서 정 교수와의 공모관계를 기재하지 않았다. 미리 내용을 파악해 검찰 조사에 대비하려는 정 교수 측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정 교수 측에서 건강이상을 꾸준히 호소하고 있어 비공개 출석 요구를 들어줬지만, 수사팀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향후 조 씨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는 변호인 측과 수사기록 공개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주가조작을 통해 확보한 회삿돈을 빼돌린 전형적인 기업사냥 범죄로 보고 있다. 조 씨에게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업무상 배임, 증거인멸 교사, 증거은닉 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조 씨가 조국 일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 실 소유주로 활동하며 투자를 받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과 웰스씨앤티 등의 회사 자금 총 72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정 교수로 흘러들어간 자금 내역을 확인하는 게 이번 수사의 핵심이다. 영장 청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구속심사를 하더라도 정 교수의 증거인멸 정황이 있는 이상 영장발부가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교수의 검찰 출석은 첫 압수수색 후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이뤄졌다. 정 교수는 동양대 압수수색 직전 투자사 직원을 시켜 자신의 사무실에서 PC를 반출하고,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자신의 혐의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는 것은 처벌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을 시키는 교사 혐의는 처벌 대상이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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