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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수출규제 석달째…관련업계는 여전히 불안
-日, 3개 소재 수출 허가 ‘찔끔’…업체들, 대체 조달·국산화에 박차
-소재 공급 불안은 여전…제조업체 33%, ‘일본 조달 리스크 높다’
-재계, “일본에 편중된 수입선, 국산화 계기로 삼아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를 강화한지 4일로 석달째를 맞았다.

바짝 긴장했던 우리 업체들은 대체 거래처 발굴과 국산화 등 발빠르게 소재 확보에 나서면서 현재까지 큰 대란은 없으나 안정적인 소재 확보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에 편중된 소재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국산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강화에 나선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의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PI), 포토레지스트(PR),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소재의 관련업계는 생산라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일본으로부터 PR 수입 허가를 받았고, 벨기에 등을 통해 일본산 초고순도 에칭가스를 대체할 제품 조달에 나서 6~12개월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0일 에칭가스 수입 승인을 받았으며, 아직 한건도 국내에 들여오지 못한 액체 불화수소(불산액)는 협력사 테스트를 통해 국산 제품을 지난 1일 일부 생산라인에 투입하는 등 생산라인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생산 차질이 빚어지는 건 아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해 거래선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고 대체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업계가 소재 공급에 잘 대응하면서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지만 리스크는 계속 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상대적으로 수출규제 여파가 적을 것으로 예상됐던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아예 일본산을 쓰지 않았다”며 “일부 소재는 국산화로 재고 확보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기자회견에서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오른쪽)과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

공급 불안 상황이 지속될 것에 대해서는 관련업계 뿐 아니라 중기·중견 협력사 등 재계 전반에 우려감이 팽배하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제조업체의 소재·부품 조달 리스크 점검’이라는 제목의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조달 리스크가 상승했다고 응답한 업체가 43.2%로, 특히 일본(33.7%)에 대한 조달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산업구조본부장은 “업계 피해의 구체 통계가 잡히진 않았지만 국산 불화수소 테스트가 완료되고 이를 공정에 투입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번 사태를 거래처 다변화와 국산화를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허가 승인 건수가 7건이라고 밝혔다. 에칭가스 3건, 플루오린 PI 1건, PR 3건 등이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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