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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위험계선 넘나드는 SLBM까지…美 인내심 테스트
-SLBM 추정 미사일 최대 비행고도 910㎞·거리 450㎞
-韓 국군의 날·美와 실무협상 겨냥 빈틈 노린 무력시위
북한은 북미 실무협상 일정을 공표하고 이튿날인 2일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북극성 계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7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급기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카드까지 빼들었다. 북한은 2일 오전 7시11분께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해 방향으로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극성은 현재까지 1, 2형이 개발됐고 우리가 확인한 사거리는 1200여㎞ 정도”라며 “고도를 높이면서 거리를 대략 450㎞ 정도로 줄여서 발사했다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SLBM 추정 탄도미사일은 최대 비행고도 910여㎞, 거리 450여㎞로 탐지됐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전날 오후 5시50분께 오는 4일 북미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13시간여만에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은 지난달 9일 역시 최선희 제1부상이 발표한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께 북미 실무협상 용의가 있다고 밝힌 뒤 이튿날인 10일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를 실시한 바 있다. 화해 제스처를 보인 뒤 곧바로 무력시위를 감행하는 패턴의 반복인 셈이다.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 시기를 공개하자마자 SLBM 추정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의도를 놓고는 대남·대미메시지가 복합적으로 내포된 다목적 포석이라는 평가다.

우선 한국이 전날 제71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계기에 북한이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온 F-35A 스텔스전투기를 첫 일반 공개하는 등 군사력을 과시한데 대한 반발 성격이 짙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식장에 전시된 F-35A를 비롯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현무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미국산 전술지대지미사일) 등 육·해·공군의 주요 전력을 직접 사열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최대한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면서 “어제 국군의 날 최신 전력들을 선보였는데 이런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서 오늘 새벽에 발사하지 않았나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북미대화를 예고한 뒤 무력시위에 나섰다는 점에서 미국을 향한 메시지도 담고 있을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북한 잠수함의 잠항능력 등을 감안해야하지만 이론상 SLBM은 은밀 기동 뒤 미 본토 타격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앞서 북한이 올해 들어 열 차례 쏘아올린 단거리발사체들과는 정치적·외교적·군사적 의미가 남다르다.

북한의 단거리발사체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 온 미국으로서도 탐지와 추적, 요격이 어려운데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자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SLBM은 위험계선을 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청와대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의 이날 발사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약속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유예 약속을 아슬아슬하게 깨지 않는 선에서 SLBM이라는 빈틈을 활용해 미국의 인내심 떠보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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