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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박·비박, 격변 겪는 바른미래 놓고 ‘동상이몽’
-친박·비박, 바른미래 통합의견 불일치 기류
-비박 “통합협상 시작해야” …친박은 미온적
-감정 골·공천 경쟁 등 논의 진척 더딜 전망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자유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간 이른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를 보는 시선이 여전히 다른 모습이다.

친박계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한편 비박계는 이들을 향해 거듭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당내 독자모임을 결성, 사실상 야권 정계개편 신호탄을 쏜 와중에도 계파 간 기류차가 또 확인된 것이다.

한국당 중진 의원은 2일 통화에서 “한국당에서 아직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와 통합을 진지하게 살펴볼 기류는 없다”며 “친박·비박계 간 의견 정리가 되지 않는 이상,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등 비당권파가 더 큰 움직임을 보인다고 해도 정식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비박계를 중심으로 다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를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에 대한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당권파에 맞서 당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결성한 일을 언급하면서다. 이들의 탈당 가능성이 높아진만큼 이제 초청장을 만들 때가 됐다는 의견이다. 전날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바른미래당 내 양심세력들과 통합하기 위한 협상을 적극적으로 시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정미경 최고위원도 같은 날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한국당과 통합하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바른미래당 전신인 바른정당에 몸 담았던 복당파 인사기도 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가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정상화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상황이 이런데도 지도부 차원의 통합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친박계의 요지부동 때문으로 보인다. 친박계 의원 상당수는 여전히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에 대한 반감이 깊은 분위기다. ‘탄핵 정국’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을 등졌다고 보는 친박계 의원 일부는 적개심까지 품고 있다는 말이 있다. 최근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비당권파 내 몇몇 인물들을 간접적으로 지칭, “이들과는 함께 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친박계로 칭해지는 김진태 의원은 유승민 의원을 놓고 “가만히 두라”며 “오겠다는 뜻도 밝히지 않는 분을 자꾸 건드려 몸값만 높여줄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친박·비박계 간 뜻이 엇갈리는 데는 내년 총선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한국당 내 주류는 친박계라는 게 중론이다. 비박계는 '공천 경쟁’을 앞두고 세력 불리기에 나서야 할 입장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한국당의 친박 위주 당직 인선을 볼 때, 비박계는 잘려나간다는 불안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이 극적 합의를 해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에 손을 내민다고 해도 통합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향후 진로를 한 방향으로 놓지 않는 데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되레 ‘안철수·유승민 연합’을 기반으로 중도보수와 무당층을 표적 삼은 신당 창당설이 돌고 있다. 유승민 의원도 “지금 한국당 모습이 새로운 보수로 재건되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라며 선을 그은 상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급 이슈가 있지 않는 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간 통합 논의는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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