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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물지표 상승 불구…터널에 갇힌 경제
통계청 ‘8월 산업활동동향’
경기선행지수 4개월째 하락세
정부정책 겉돌고 추진력도 약화
조국사태 이어 돼지열병도 악재

대외환경 악화로 수출 감소세가 10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국사태’로 나라는 두동강으로 분열되고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겹치면서 우리경제가 깊은 터널에 갇힌 양상이다. 국회가 장기 파행을 겪으면서 시급한 경제 법안은 하염없이 표류하고 있고, 정부 정책도 부처간 불협화음으로 오락가락하면서 경제주체들을 혼란케 하는 등 추진력이 약화하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달 생산·소비·투자 등 3대 실물 경기지표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3월 이후 5개월만에 나타난 ‘트리플 상승세’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예년에 비해 이른 추석 및 휴대폰 신제품 출시 등에 따른 계절적·일시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우리경제가 바닥에서 탈출하는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자동차(-4.6%) 등 광공업에서 감소했으나 도소매(2.4%)와 금융·보험 등 서비스업이 늘면서 전월대비 0.5% 증가했다. 7월 1.5% 증가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다. 소비(소매판매)는 신제품 출시에 힘입은 승용차(10.3%)와 이른 추석에 따른 음식료·의복 등이 호조를 보이며 3.9% 증가했다. 이는 2011년 1월(5.0%) 이후 8년 7개월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관련기사 3면

투자도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1.7%)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2.1%) 증가에 힘입어 1.9% 늘어났다. 6월(0.1%), 7월(2.1%)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다. 2017년과 지난해 상반기에 크게 증가했던 반도체 투자의 기저효과가 사라진데다 5G 등 정보통신 투자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생산·소비·투자의 동반 증가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불안 요소들이 즐비해 이를 우리경제의 바닥 탈출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실제로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99.5로 전월대비 0.2포인트 반등했지만, 가까운 장래의 경기흐름을 시사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3으로 0.1포인트 하락하며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더욱 큰 문제는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및 한일 경제전쟁 글로벌 경기둔화의 그림자가 갈수록 더 짙어지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정치권을 비롯한 온 나라가 2개월째 ‘조국 논란’에 함몰돼 경제는 잊혀진지 오래다. 경제활력에 필수적인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나 수출 활력 방안, 신성장산업 육성 방안 등의 정책과 법안 모두 사실상 내팽개쳐진 상태다.

우리경제는 올해 2% 성장이 거의 물건너간 가운데 생산연령인구가 20만명 이상 급감하기 시작하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원과 모건스탠리는 내년 우리경제가 1.8%와 1.7%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조국 사태’를 조속히 끝내고 경제를 어두운 터널에서 탈출시키기 위한 정부·정치권·기업·국민들의 에너지 결집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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