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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널에 갇힌 한국경제]‘세금일자리’만 늘어나는 불안한 고용…내수위축 땐 ‘직격탄’
올 1분기 일자리 50만개 중 절반이 60대 이상
30~40대 일자리 지속감소 ‘고용의 허리’ 휘청
ASF 확산땐 경제적 손실 1조원…도미노 타격
7조 양돈산업 ‘휘청’…성장률 1%대 추락우려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이 9건인 3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상황실에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돼지열병은 29일 충남 홍성 의심신고가 음성판정으로 나면서 최근 3일동안 추가 발병이 없었다. [연합]

최근 일자리가 ‘반짝증가’하고 있지만 정부 재정투입에 따른 이른바 ‘세금일자리’가 주도하고 있고,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와 고용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 일자리는 감소추세를 지속하는 등 불안한 고용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내수활성화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안한 고용이 소비위축을 부르고 돼지열병까지 가세해 내수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전보다 45만2000명 증가해 2017년 3월(33만4000명)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실업자는 85만8000명으로 2013년(78만3000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취업자수가 증가한 것은 1년 전 취업자수가 3000명 밖에 늘지않은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데다 재정을 투입해 만든 ‘세금일자리’가 겹쳐 만들어낸 착시현상 일뿐이라는 해석이 대세다.

실제로 취업자 중에서 60세 이상이 39만1000명(87%), 65세 이상이 23만7000명(52%)를 차지한 것이 결국 재정투입으로 만든 임시 ‘세금일자리’가 취업자 수 증가를 주도한 것을 방증한다.

올 1분기 상황을 봐도 이같은 현상이 뚜렷하다. 60대 이상 임금 근로 일자리가 28만2000개 증가해 1분기에 늘어난 일자리 50만3000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50대 일자리는 18만7000개 늘었고 20대 이하는 3만9000개, 30대는 1만5000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40대 일자리는 오히려 2만개 감소했다. 60대 이상 연령층의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것은 정부 재정 일자리 사업의 효과로 풀이된다.

산업현장에서는 주요기업들이 대규모 감원과 채용축소에 나서고 있고, 30~40대와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는 게속 줄어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 상위 500위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17.5%에 그치고, 줄이겠다는 기업이 33.6%에 달했다.

산업별로 보면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은 지난달 취업자수가 2만4000명(0.5%)해 이 감소해 지난해 4월부터 1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7.2%로 2.8%포인트 하락했으나 청년체감실업률은 21.8%로 여전히 높다.

수출·생산 부진에 불안한 일자리가 내수를 짓누르고 있는가운데 ASF가 복병으로 가세했다. ASF의 영향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디딤돌 역할을 하는 지역축제·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소비심리마저 위축되면서 내수활성화는 2중고에 직면해 있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국내 양돈산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축산유통·외식 업계 등에 연쇄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ASF가 확산될 경우 1조원 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축산 종합컨설팅업체인 정P&C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 ASF 유입 시 약 1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종식까지는 적어도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생산량 7조원 규모(2017년 기준)인 양돈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 지난 2010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약 2조7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일자리 문제는 주력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신성장동력 부재, 고용억제적 노동·사회정책, 글로벌 흐름과 괴리된 규제 등 구조적인 문제들과 맞닿아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선 과감한 구조조정과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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