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자산 약 4300억, 11개 펀드 운용
플리토 캐리소프트 ABL바이오 등 투자 성과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특례상장은 더 다양화돼야 합니다. 그것이 한국 벤처문화를 육성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윤건수〈사진〉 DSC인베스트먼트(이하 DSC)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특례상장이 한국거래소가 하는 정책 중 가장 의미있는 제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표는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열기가 뜨거운 게 바이오기술인데, 이 기술을 보유한 대기업·국책연구소 연구원들과 대학교수들이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나올 이유가 없다"며 "이들을 벤처로 오게 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기 기술에 자부심 넘치는 많은 연구원과 교수들이 특례상장 활성화로 동료가 돈을 벌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게 되면, 벤처기업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DSC는 현재 산업은행 등의 정책자금을 바탕으로 11개 펀드(운용자산 약 4300억원)를 운용중이다. 11개 펀드 모두 스타트업에 집중투자(자금의 68%가 초기기업 지분 획득)하고 있다. 최근 사업모델 특례상장(현재 이익을 내지 못해도 전문기관에서 사업모델을 평가받아 일정 등급 이상을 받으면 상장) 1·2호로 주목받는 플리토와 캐리소프트 모두 DSC가 투자했던 회사들이다. 이미 상장된 ABL바이오 역시 DSC가 과거 최초 기관투자자로 참여했다.
미국 매사추세스공과대(MIT) 경영학석사(MBA)를 마치고 1999년부터 한국기술투자·LB인베스트먼트를 거친 윤 대표가 2012년 DSC를 처음 설립할 때만 해도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의 스타트업 투자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었다. 당시 DSC는 신생 VC로서 성과가 없다보니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 때 경험이 지금의 DSC를 구분짓는 '유전자(DNA)'가 됐다.
윤 대표는 "초기 펀드 1·2호에서 경함한 실패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며 "이후 3호 펀드부터는 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DSC는 '4차 산업 혁명' 관련 유망 기업 발굴을 지속할 예정이다. 퓨리오사AI·뉴로메카·만나CEA 등은 윤 대표가 주목하는 투자기업들이다. 퓨리오사AI는 글로벌 기업인 엔비디아와 인텔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국내 스타트업이다. 삼성전자·퀄컴·에이엠디(AMD) 출신 반도체 전문가와 카이스트(KAIST) 박사 등 20여 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뉴로메카는 협동로봇(작업자와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 개발 업체로, 중소기업 생산공정에 활용 가능한 로봇을 생산한다. 만나CEA는 '스마트팜 기술 개발' 농업 벤처기업이다. 카이스트 출신 창업자들이 충북 진천에서 '아쿠아포닉스 농법(물고기 배설물 영양분을 이용해 채소를 재배하고 채소가 정화해 준 물에서 다시 물고기가 살아가는 방식)'을 활용해 허브류·채소류 등 40여개의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이런 기업들이 자본시장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이 곧 AI·로봇·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한 산업을 키우는 트리커(방아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