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그간 계속 청약했는데 안됐어요…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에 강남권에 집 마련한다는 생각으로 보러 온 거예요”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역삼센트럴아이파크’(개나리4차 재건축) 견본주택이 문을 여는 10시 전부터 약 150~200명 정도가 줄을 서서 기다렸다. [양영경 기자/y2k@]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문을 연 ‘역삼센트럴아이파크’(개나리4차 재건축) 견본주택. 현장을 둘러보고자 개관 1시간 전 도착해 가장 먼저 줄을 섰다는 40대 주부 김 모 씨의 말이다.

강남구 역삼동 712-3번지 일대에 들어설 이 단지를 둘러보기 위해 김 씨처럼 문을 여는 10시 전부터 대기하는 인원은 약 150~200명 정도 됐다. 개관시간에는 별다른 대기시간 없이 바로 입장했다. 올 들어 송파구 위례신도시,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 등에서 분양한 단지의 견본주택 개관 전 방문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던 것 비해 인원수는 적었지만 나름 북적이는 분위기였다. 일반분양되는 138가구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청약가점과 현금을 두루 갖춘 이들만 견본주택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남편 명의로 청약하러 온 50대 주부, 60대 부부 등 방문객 사이에서는 최근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지역 분양에서 미끄러져 다시 도전하러 왔다는 이들이 많았다. 대부분 청약가점은 60점대 수준이었다. 강남권에서 15년 넘게 전세로 거주해 당첨가점이 60점대 후반이라는 50대 주부는 “자녀를 키우는데 전세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해 삼성동 인근에서만 15년 이상 살았다”며 “지난해부터 주택가격이 뛰면서 인근에 분양단지가 나오면 반드시 청약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정부 예고대로 내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강남권에서 나올 마지막 분양단지가 될 가능성도 있어 수요자의 관심이 쏠렸다. 상한제가 시행되면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주택공급이 줄 것이라는 우려로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8년째 서울 삼성동에서 월세로 거주하고 있다는 이 모(37)씨는 “아버지가 예전에 만들어 두고 잊은 청약통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는 떨어지겠지만, 주택 품질은 현저히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 청약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강남구 역삼동 712-3번지 일대에 들어설 역삼센트럴아이파크 [양영경 기자/y2k@]

방문객 사이에서는 ‘로또분양’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았다. 역삼센트럴아이파크는 지하 3층∼지상 35층, 5개동, 총 499가구(전용면적 52∼168㎡) 중 전용 84∼125㎡ 13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평균분양가는 3.3㎡당 4746만원으로, 2006~2016년 사이 인근에 입주한 ‘역삼자이’(3.3㎡당 5675만원), ‘테헤란아이파크’(5472만원), ‘개나리SK뷰’(5999만원), 개나리푸르지오(5751만원), 개나리래미안(5778만원) 등의 전용 84㎡ 시세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바로 지난주 강남권 분양 물량이었던 ‘래미안라클래시’(상아2차 재건축)가 비슷한 분양가(3.3㎡당 4750만원)에서 ‘경쟁률 대박’을 보인 만큼 분양 관계자들의 기대도 남다르다. 일반분양 물량(전용면적 71·84㎡) 분양가가 13억~16억원대로 최소 10억원 이상 현금이 필요했던 ‘래미안 라클래시’는 지난 24일 1순위 청약 결과, 총 112가구 모집에 1만2890명이 접수해 평균경쟁률 115대 1을 기록했다. 역삼센트럴아이파크도 전용 84㎡를 보면 잔금을 제외하고도 분양가의 80%, 최소 13억원 이상의 현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분양 관계자는 “사전 준비기간 중 일평균 200~300통의 문의전화가 왔다”며 “완판 여부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내달 1일 해당지역 1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내달 11일이며, 22~24일 3일간 정당계약이 이뤄진다. 입주는 2022년 4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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