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성이 27일 각의에 보고한 방위백서에 독도를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라고 표기(붉은 원)한 지도가 실려 있다. 방위성은 올해도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일방적인 주장을 토대로 백서를 작성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일본이 매년 발간해온 방위백서를 통해 15년째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을 이어갔다. 일본의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경제보복조치로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된 가운데 한일관계가 한층 더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7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2019년판 방위백서인 ‘일본의 방위’를 채택했다. 방위백서는 일본 주변의 군사동향을 설명하면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일본식 쿠릴 4개섬 표현)와 다케시마(竹島·일본 주장 독도 명칭)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주변 해역과 공역 경계감시태세를 설명하는 지도에서도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했다. 일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시절이었던 지난 2005년 이후 15년째 방위백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고 있다.

일본은 매년 4월 발표하는 외교백서인 ‘외교청서’에서도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군사문제를 다루는 방위백서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내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이와 함께 일본 방위백서엔 한국에 대한 부정적 기술이 늘어났다. 최근 악화일로로 치닫는 한일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작년 12월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레이더 조사(照射)·초계기 저공위협비행’ 논란과 관련해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한국 구축함으로부터 화기 관제 레이더 조사를 당했다”며 자위대 초계기는 당시 충분한 고도와 거리를 확보하는 등 위협비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해군은 화기 관제용레이더 가동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일본 초계기가 북한어선 구조작전을 하던 한국 구축함 쪽으로 저공위협비행을 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방위백서는 북한의 핵·미사일문제 등 한일 양국이 당면한 안보과제가 많은 상황에서 한국의 부정적 대응으로 양국 간 방위협력·교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레이더 조사·초계기 저공위협비행 논란과 함께 작년 10월 한국 주최 국제관함식에 참석하려던 해상자위대 함정 전범기 욱일기 게양 논란과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등을 명시했다.

방위백서는 특히 각국 및 지역과의 방위협력·교류를 다룬 항목에서 작년 호주 다음에 2번째로 한국을 다룬 것과 달리 올해는 호주, 인도, 아세안(ASEAN), 한국, 유럽, 중국, 러시아 순으로 기술하며 한국에 대한 반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방위백서는 북한에 대해서는 대량파괴무기(WMD) 폐기가 이뤄지지 않고 핵·미사일 능력에도 본질적 변화가 없다며 일본 안보에 ‘중대하고도 절박한 위협’이라는 기존 표현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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