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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준의 전술적 자산배분] 무역분쟁 완화·재정확대·규범적 연준…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8월 중 극에 달했던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역설적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주요국 정책당국자들을 움직인 영향이다. 주요 장기금리와 주가의 단기저점이 확인된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주식의 추세적 상승 전망을 유지한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타격을 받았던 경기소비재, 미디어/엔터, IT 등 경기민감 업종의 이익전망 회복이 미국주식의 상승세를 이끌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미국보다 유로존과 한국 주식의 모멘텀이 더 강하다. 유로존은 ECB의 경기부양 패키지가 발표됐고 무엇보다 독일의 재정확대 기대도 커졌다. 한국의 기업이익은 2020년 상반기 중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투자사이클과 IT업황 등을 고려할 때 이익회복은 반도체를 비롯한 IT업종이 이끌 것이다. 달러원 환율도 장기균형 수준인 1200원을 넘어서면서 원화약세도 시차를 두고 한국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첫째,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글로벌 증시와 장기금리 하단이 견고해졌다. 지지율 하락에 다급해진 트럼프가 대중 추가관세 인상을 유보했고, 미중 양국은 10월 초 고위급 회담을 성사시키며 스몰딜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대중 강경파였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해임됐다. 무엇보다 최종재 비중이 72%에 달하는 대중 수입품 나머지 3000억 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 단계부터는 트럼프가 더 이상 이를 감내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미중 무역협상은 여전히 삐걱거림을 반복하겠지만 트럼프의 오판에 의한 경기침체 공포는 약해졌다.

둘째, 주요국의 재정확대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서 증시와 장기금리의 상단이 높아지거나 변곡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기대가 형성된다. 8월 중순 이후 독일에선 공공투자기관들의 저금리 채권발행을 활용한 인프라 및 기후관련 투자 논의가 급부상했고, 500억 유로 규모(GDP 1.4%)가 거론되는 중이다. 2018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4.2%에 달해 재정투입 여력이 제한적인 중국은 내년의 특수채 발행한도를 앞당겨 인프라 투자 사업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실현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미국도 2020년 중 ‘감세 2.0’이 논의 중이다. 한국정부도 오랜 재정흑자 기조를 깨고 8월 말 이례적으로 올해보다 26조원(GDP 1.3%) 증가한 60조원 적자국채 발행과 2020년 이후 재정적자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인도는 20일 1.45조 루피 (GDP 0.8%)에 달하는 법인세 인하 계획을 발표했다. 동시다발적 재정지출 확대 논의는 향후 전개되는 강도에 따라 게임 체인저 (game changer)가 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연준 (Fed)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가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다. 규범적인 연준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다. 연준은 매파적이기보다 “위험요인이 인지되면 언제든 인하할 것”이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침체 공포가 완화되고 규범적 연준이 옳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금리인하 기대의 반영 폭은 점차 축소될 것이다.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 상무/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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