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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조국 장관 직무정지 가처분 냈지만…법조계 “인용 가능성 없어”
가처분 낼 수 있는 소송 종류 한정적인데 자의적으로 가처분 신청
조 장관 직무수행이 어떤 기본권 침해하는지 근거 빈약하다는 지적도
헌법재판소[헌재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난 23일 헌법재판소에 조국(54) 법무부장관의 직무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법리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헌법재판소는 자유한국당 및 의원 전원 110명이 제기한 법무부장관 직무정지 가처분 사건을 검토중이라고 25일 밝혔다. 만약 헌재가 이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조 장관은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겠지만, 법조계에서는 기본적인 소송요건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재판소법상 가처분 신청을 낼 수 있는 헌법소송의 종류는 3가지가 있다.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심판이다. 한국당은 이 중 헌법소원심판을 근거로 조 장관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정운의 강성민 변호사는 “헌법소원은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으로 한다”며 “국가기관으로서의 국회의원은 기본권을 가질 수 없고,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줘야 하는 ‘수범자’에 해당해 소송을 낼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조인 출신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번 한국당 의원들이 낸 가처분은 형식부터 갖춰지지 않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본안소송을 함께 제기하지 않고, 가처분신청만 낸 것부터 법리적 승소 보다는 정치적 이슈화가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한국당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조 장관 본인도 사실상 피의자 신분이 된 상황에서, 장관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국회의원 또는 야당의 입장이 아닌 국민의 한사람 입장으로서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 강행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헌법연구관 출신의 노희범(53) 변호사는 “피의자 신분인 사람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했다고 해서 곧바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진 않는다”고 밝혔다. 노 변호사는 “조국 법무부장관을 임명한 행위가 국회의원이나 야당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기에 국민 개개인 자격으로서 냈을텐데, 그럼에도 근거가 매우 빈약해 인용되기는 힘들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가처분 신청은 조 장관을 임명한 대통령에 대한 압박, 정치공세의 일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소송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이 제기한 가처분신청은 헌법재판관 9명이 모인 전원재판부의 심리를 받게될 예정이다. 헌법소송은 먼저 재판관 3명으로 이뤄진 지정재판부에서 소송의 요건이 갖춰졌는지를 판단한 후 각하할 수 있지만, 가처분 사건은 그와 관계없이 접수가 되면 곧바로 전원재판부에서 심리한다. 결론을 내려야 할 시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헌재 관계자는 “본안 헌법재판사건들이 길면 1,2년 넘게 걸리는데 반해, 가처분사건으로서 급하게 인용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면 2,3주 안에 결론이 나온 선례가 있다”고 밝혔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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