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설 파괴로 생산 차질 빚자 고육책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석유시설[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바이가 대규모로 원유를 수입하기로 했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에너지회사 사라스(Saras)의 다리오 스카파르디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이번주 초 사우디가 원유 수출 극대화를 위해 다른 나라에 원유 구매를 문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사우디가 원유를 사려는 나라는 이라크이며, 구매 희망 물량은 2000만 배럴이라고 보도했다. 또 글로벌 석유거래 관계자를 인용, 사우디가 하루 30만 배럴의 정제유를 추가로 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는 하루 평균 10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며 740만 배럴을 수출했다. 정제유도 하루 200만 배럴씩 수출했다. 여름철 전력생산을 위해 소량의 경유를 수입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대량의 원유를 사들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WSJ은 “사우디가 신뢰할 수 있는 석유 공급자라는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웃 국가로부터 원유를 구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발생한 석유시설 피격에 따른 생산 차질로 수출계약을 지키기 어렵게 되자 고육책을 쓴 것이다. 실제 최근 사우디는 인도 정유회사와 맺은 프리미엄급 원유 수출 계약을 제때 이행할 수 없게 되자 그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원유를 보내기로 하면서 신뢰에 흠집이 갔다.
한편 사우디가 원유를 수입한다는 소식에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0.03% 올랐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도 1%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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