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대표 이상훈)가 ‘나노 셀룰로오스’로 제지 외 소재산업에 본격 진출한다.
19일 이 회사에 따르면, 폴리우레탄 제조업체 티앤엘(대표 최윤소)에 나노 셀룰로오스 제품을 첫 공급한다.
나노 셀룰로오스는 식물세포벽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를 10억분의 1 크기로 분해한 친환경 고분자물질. 무게는 철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5배 강하다. 가스나 기름의 침투를 막아주는 기능이 뛰어나며 내열성도 높다. 따라서 IT기기, 자동차, 의료분야로 사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한솔제지는 지난 2010년부터 종이 원료인 펄프로부터 나노 셀룰로오스를 뽑아내는 연구를 해왔 으며, 양산체제는 지난해 말 구축했다. 이에 따라 제지뿐 아니라 소재산업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 성장성 고민에서 벗어나게 됐다.
한솔제지가 티앤엘에 공급하는 나노 셀룰로오스는 ‘수분산 폴리우레탄(PUD)’ 제조에 사용된다. PUD는 산업용 코팅재나 피혁, 섬유 코팅 등에 활용되며, 연간 성장률이 6.4%에 이른다.
티앤엘 관계자는 “일부 무광 PUD제품의 경우 장기간 보관 때 물에 침전되는 등 저장안정성 측면에서 다소 미흡했다. 한솔제지가 개발한 나노 셀룰로오스는 이같은 단점을 개선했다”며 “나노 셀룰로오스는 식물유래 천연소재라는 점에서 환경규제에도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한솔제지 이상훈 대표는 “이번 공급협약은 한솔제지가 제지산업을 넘어 소재산업으로 진출하는 중요한 첫 걸음”이라며 “나노 셀룰로오스는 타이어, 자동차부품, 전지분리막, 필름 등으로 확장될 잠재력이 크다. 장기적으로 소재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의 경우 나노 셀룰로오스를 철강을 대체할 4대 미래 신소재 중 하나로 선정하고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제지와 왕자제지 등 제지업체를 중심으로 소재 개발에 한창이다. 일본 업체들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나노 셀룰로오스를 적용한 경량화, 고강도화 자동차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