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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화학-SK이노 대화 물꼬에 ‘찬물’ 끼얹은 압수수색
소송-대화 ‘투트랙’ 전망 속
경찰 미묘한 시기 압수수색
양측 곧장 상호 비방전 나서

배터리 기술 유출 문제를 두고 촉발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국내외 소송전이 형사고소에 이은 경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으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양사 최고경영자(CEO)의 만남으로 추석 연휴 전후 반짝 고조됐던 대화 국면은 곧바로 이뤄진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빠르게 경색되고 있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지난 16일 오전 전격 회동, 갈등 해결의 기대감을 높였다. 특별한 합의 없이 입장차만 확인하는 선에서 미팅이 종료됐지만 업계에서는 수개월간 대치하던 국내 대표 업체 간 대화의 물꼬를 튼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만남 직후 LG화학 측은 “양사 CEO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고 밝혔고, SK이노베이션 측은 “만남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후속 논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당분간 양측이 소송과 대화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후 곧바로 단행된 압수수색으로 분위기는 경색됐다. 경찰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이노베이션 본사와 대전 대덕기술원, 서산 배터리공장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의 시점에 업계는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사건을 전담한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추가적으로 확보할 자료와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상황이 있어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남이란 자리를 깔아주는데 일조한 정부도 머쓱해졌음은 물론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양사는 곧바로 상호 비방전 수위를 높였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배터리 양대 산맥의 갈등이 격화하는 것을 정부와 업계는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압수수색이 수사상 필요에 의한 절차였겠지만 양사 간 감정의 골을 깊어지게 한 조치이기도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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