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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타항공 ‘비상경영’ 파장…LCC 업계 “폭풍전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담화문…승무원 무급휴직까지
-LCC 업계 日 보이콧에 환율ㆍ사우디발 오일쇼크까지 ‘3중고’
-규모 작은 곳 대부분…항공유 헤지 없어 유가 상승땐 직격탄
-성수기 효과 사라지는 하반기 더 걱정…“연쇄 구조조정 우려”
이스타항공 MAX8. [이스타항공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이스타항공이 비상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구조조정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급감한 탑승률을 시작으로 외화환산손실, 사우디발(發) 오일쇼크까지 겹악재 먹구름이 덮친 격이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지난 17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비상경영체제 담화문에서 “누적 적자만 수백억원이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회사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위기 극복 방안을 마련하고 상황·분야별로 대응 방안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2~3개월의 무급휴직도 신청받는다. 해외에서 추락 사고가 잇따라 운항 금지조치를 받은 차세대 항공기 B373-맥스의 영향이다. 관련 인력·관리비 등을 줄여 출혈을 줄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최근 악화한 항공시장 여파에 기초체력이 약한 이스타항공이 먼저 흔들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LCC들의 일본비중이 높은데 여기에 최근 일본 여행안가기 영향으로 성수기 효과가 사라졌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동남아·중국 등 노선으로 대체하고는 있지만 일본 수요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또 “대체 노선은 이미 경쟁이 심해지면서 탑승률은 하락하고 고정비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증가에 그쳤다. LCC들의 여객 증가가 역대 가장 낮은 3% 수준에 머문 탓이다. 이 기간 항공사별 환승여객은 진에어(-10.4%), 에어부산(-8.7%), 이스타(-1.5%) 순으로 감소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발 원유 생산 감소에 따른 유가 불안도 LCC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컨대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약 39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한 LCC 관계자는 “전체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30~40%에 달하지만, 헤지를 할 정도로 LCC 규모들이 크지 않다”며 “아직 영향은 없지만 갑작스런 유가 상승이 LCC에 미치는 충격파는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했다.

지난 2분기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들은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도 손실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상승 영향이 손실로 이어졌다.

항공사 카운터에 걸린 일본 여행 결항 안내문. [연합]

앞으로가 더 문제다. 성수기 효과가 사라지는 9월 이후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 4분기부터는 비수기다. 비수기 계절성이 낮은 FSC(대형항공사)보다 일본 노선이 최대 40%를 차지하던 LCC 업계의 타격은 더 크다.

이스타항공에서 시작된 구조조정 위기가 다른 업체로 번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크다. 항공기 축소와 비수익 노선 등 자구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다른 LCC 관계자는 “신규 LCC 진입에 따른 노선 경쟁은 재정이 열악한 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내부 구조조정은 물론 인수·합병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사태가 잇따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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