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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매파’ 볼턴 퇴장…트럼프, 대북유화 ‘손짓’
WP “볼턴, 북미 만남 좋아하지 않아”
北과 협상 입장 트럼프와 상충
강경파 퇴진…대북정책 영향 받을듯
존 볼턴(오른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5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행정부 내 대표적인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을 전격 경질했다. [연합]

대북 ‘슈퍼 매파’로 불리던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격 경질되면서 한반도정세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백악관에서 외교안보정책 조율을 책임지던 볼턴 보좌관의 퇴장은 미국의 한반도정책과 대북정책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을 경질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문제를 둘러싸고 적잖은 이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 역시 경질의 한 이유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볼턴 보좌관이 북한을 비롯한 이란,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등을 둘러싼 대외정책에서 초강경 노선을 주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파열음을 빚어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적들과 ‘어리석은 합의’를 하는 걸 막는 것을 자신의 직무라고 여겼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포기 거부 및 되풀이되는 단거리미사일 발사에도 불구 김정은에게 계속 구애를 했다”고 보도했다. 또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거듭된 만남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북한이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볼턴 보좌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위반이라고 성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개의치 않는다며 백악관 외교안보사령탑에게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격적으로 만난 6·30 판문점회동 때 볼턴 보좌관은 옆자리에 서는 대신 몽골로 향한 것은 경질설의 불을 지핀 계기가 됐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볼턴 보좌관의 경질 시점이 북한의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제의와 맞아떨어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앞두고 볼턴 보좌관을 경질한 것은 북한에 유화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강경파였던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북미협상에서 별 진전을 만들지 못하는 방향으로 밀고 왔다”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추구하는 실무협상과 관련해 좀 더 열려있는 사람이 새 보좌관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군축담당차관보는 “‘북한과 협상하지 않는 게 낫다’는 볼턴 보좌관의 대북정책 기조가 그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입장과 상충했을 것”이라며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을 통해 결국 정권 붕괴를 꾀하는 볼턴 보좌관의 접근법은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내세우며 외교적 대화를 이어가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맞지 않다고 했다.

북한 입장에서도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환영할만한 조치다. 북한과 볼턴 보좌관 사이의 뿌리 깊은 악연은 잘 알려져 있다. 과거 볼턴 보좌관은 김 위원장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겨냥해 수시로 독재자라고 비판했고, 북한은 ‘흡혈귀’, ‘인간쓰레기’ 등 원색적 비난으로 맞받아치곤 했다.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는 북한이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식 해법 발언을 빌미로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며 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취소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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