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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 부르짖는 여권…이번엔 檢 이길 수 있을까
- 검찰조직 장악한 ‘특수 윤석열’로 보는 시각
- 조국 등 여권이 무한 신뢰했는데…“당했다”
- 與대檢 구도, 盧시절 데자뷔…이번엔 이길까
윤석열 검찰총장이 5일 오후 점심 식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를 검찰조직과의 첫 승부처로 보는 해석이 여권 내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개혁이란 상징성을 가진 조 후보자와 개혁에 반하는 검찰조직이 맞붙는 형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해 조 후보자를 공격하고 있다는 의심이 생기면서 이러한 시각은 더 강화됐다. 여권 대 검찰이라는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과거 정부에서 실패했던 검찰수술이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에서는 현재 윤석열 검찰총장의 ‘그립감’이 이례적으로 강한 상태로 보고 있다. 일단 특수검사들이 적폐청산 수사과정을 거치면서 목소리를 키웠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조 후보자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비검찰 출신인데다가, 조 후보자의 후임인 김조원 민정수석도 감사원 출신인 것도 한몫했다. 검찰을 잘 모르는 조 후보자 등이 윤 총장에게 무한신뢰를 보냈고, 윤 총장은 이에 정부·여당의 간섭없이 사실상 인사를 자신의 뜻대로 완료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당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윤 총장이 정부·여당의 신임을 바탕으로 조직을 장악했다는 시각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총장이 ‘전통 특수’라는 점에서 이러한 관측은 힘을 얻는다. 칼잡이인 특수검사가 힘을 키웠고, 그 정점에 이들을 중용한 ‘조직주의자 윤석열’이 있다는 시각이다. 검찰 출신인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앞서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를 “저런 행태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특수부가 지나치게 막강해진 점을 들 수 있다”며 “그러면 언젠가 큰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고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외출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검찰의 대립은 과거 정부에서도 있었다. 승자는 결국 검찰이었다. 이번 조 후보자에 대한 의지도 과거 정부시절의 기억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있다.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검찰의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2004년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현직이던 시절에도 검찰의 항명이 있었다. 이때는 노무현 정부의 검찰개혁이 도화선이었다. 당시 진보여권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을 개혁방안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은 “내 목을 먼저 치라”고 맞받았다. 검찰은 대선자금 의혹 수사에 들어섰고,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구속됐다. 결과적으로 송 총장은 임기를 모두 마쳤고, 강 장관은 경질됐다. 결과적으로 검찰개혁은 실패했다.

2005년 법무부 장관이던 천정배 의원은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검찰에 불구속 수사 지시를 했다. 수사팀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올렸고, 김종빈 검찰총장이 이를 그대로 법무부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여권과 검찰이 정면으로 맞붙는 모양새가 연출된 가운데 김 총장은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스스로 사표를 냈다. 검찰과 불화가 끊이지 않았던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대검찰청에 나가 일가를 둘러싼 비리 의혹에 대해 사죄했다.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민주당은 이에 조 후보자를 둘러싼 검찰의 수사행태를 조직적 항명으로 보는 분위기다. 조 후보자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검찰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 까닭이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조찬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회동에 참석한 의원들의) 의견은 다 비슷하다”며 “검찰이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이어졌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시작으로 대변인들과 의원들은 노 전 대통령을 꾸준히 언급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했던 날) 대표는 말을 아끼고 최고위원 수준에서 발언이 나올 것으로 앞서서는 계획됐는데, 대표가 확 말해버린 것”이라고 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수사정보나 피의사실을 유출하는 것에 대해 법무부에서 수차례 공문을 보내도, 집권 여당의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까지 환기시키면서 강력한 경고를 해도 검찰은 소귀에 경 읽기”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에 전날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이 청문회를 통해 대부분 해소됐다며 사법개혁을 위해 임명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재확인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조 후보자 둘러싼 의혹이 여론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러한 의견을 종합해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여부의 기초자료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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