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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갑 닫는 기업들]일자리 정부 무색…불확실성에 채용 줄이는 기업들
-삼성전자 등 하반기 공채 시작…‘바늘구멍’ 더 좁아져
-하반기 채용 규모, 전년比 5.8% 감소한 4만4800명
-기업활동 위축에 잠재성장률 하락…수시 채용도 늘어
-“반기업 정서 탈피…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최우선”
하반기 공채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바늘구멍은 올해 더 좁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를 비롯해 주요 대기업들의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막을 올렸지만, 공채 ‘바늘구멍’이 더 좁아지고 있다.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든 데다 수시 채용까지 늘어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자리 정부’ 출범에도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 규제 부작용이 청년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는 이유다.

5일 업계가 전망한 하반기 전체 공채 규모는 1만명 수준이다.

삼성 계열사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3급 신입사원 공채 공고를 했고, SK그룹과 LG그룹 등도 원서접수를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입 공채를 폐지한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글로비스도 공채 접수에 들어갔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하반기 상장사의 채용 규모는 총 4만48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포인트 줄어든 규모다. 기업 10곳 중 1곳(11.2%)이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기하강 우려와 수출 감소 등 대기업들의 침체 여파에 중소기업의 채용 예정 규모는 ‘반토막’이 났다.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4만4648명에서 올해 4만2836명으로 4.1% 줄었지만, 중견/중소기업은 올해 1393명/592명으로 각각 21.7%, 48.6% 급감했다.

잡코리아는 대기업 186곳 중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는 곳이 절반(56.4%)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줄어든 규모다. 반면 수시 채용 비율은 지난해 11.8%에서 올해 하반기 24.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채용 감축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것이다. 직무별로 세분된 인재를 상황에 맞게 채용하는 것이 경영 전략상 더 효율적이라는 게 기업들의 판단에서다.

실제 공채를 없앤 현대자동차와 같이 대기업의 채용 유형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SK그룹과 KEB하나은행도 내년부터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겠다고 운을 띄운 상태다.

인력 투입의 감소는 잠재성장률 하락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 경영에 따른 채용 감축이 향후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에서 한 취업준비생이 쉬고 있다. [연합]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노동 투입력 약화와 자본 투입의 기여도가 낮아지면서 2021년부터 2025년 잠재성장률은 2% 초반, 이후에는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과거 고도 성장기에 빠르게 증가했던 물적 자본이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성숙도가 진행되면서 증가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미흡한 규제 개선과 악화하는 경제의 자유도가 역동성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소득주도성장’을 골자로 한 정부의 일자리 정책 방향성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反)기업 정서에 따른 각종 규제 손질부터 구직자 중심의 정책을 채용 주체인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리다.

경영계 한 관계자는 “단기 일자리는 늘어나는 반면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면서 실업률은 7월 기준 외환위기가 있었던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야 채용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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