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영종도 밤하늘엔 두 개의 달이 뜬다
英 설치작가 루크 제람 ‘달의 미술관’
파라다이스시티, 지름 7m ‘달’ 전시
특수제작 조명으로 달 표면 더 입체적
지구선 볼수없는 달 뒷면 감상 매력
영국·중국·인도 등 전세계 전시 호평
“문화권마다 달 해석 달라 더 흥미로워”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PARADISE CITY)에 세계적 설치작가 루크 제람(Luke Jerram)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달의 미술관(Museum of the Moon)’이 국내 최초로 지난 30일 공개됐다. 12월 31일까지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에서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투숙객 포함 모든 방문객이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제공]
세계적 설치작가 루크 제람(Luke Jerram)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제공]

작가, 시인, 화가, 음악가 등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예술가들의 동반자 ‘달’이 지구상에 내려왔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는 영국출신 설치작가 루크 제람(Luke Jerram)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달의 미술관’(Museum of the Moon)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인류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연말까지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에 전시되는 ‘달’은 실제 달의 모습을 50만배 축소해 구현한 지름 7미터 크기의 대형 설치작이다. 나사(NASA)에서 제공받은 달 표면을 고해상도로 출력해 제작한 ‘달’은 실제 달 보다도 더욱 극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하루에도 3~5번은 ‘달’을 전시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어림잡아도 1000번은 전시한 듯 하네요. 영국, 중국, 호주, 인도, 프랑스…400만명 정도가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달’ 아래서 만난 제람 작가는 “몇 개의 달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400만명을 홀린, 슈퍼스타 ‘달’이다.

지름 7미터의 달은 그 자체만으로도 압도적이지만, 어둠이 내리고 나서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달’ 안에 특수제작한 조명이 켜지면 표면이 더욱 입체적으로 살아나기 때문. 지구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달의 뒷면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매력이다.

그러나 제람 작가에게 중요한 건 작품 그 자체보다, 작품이 설치되고 나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반응과 그로 인한 결과물이다. “문화권 마다 달을 해석하는게 달라요. 영국에서는 달에 웃는 사람의 얼굴이 있다고 보고, 중화문화권에서는 토끼를 보죠. 뉴질랜드에선 물 양동이를 든 소녀를 봅니다” 때로는 신으로, 때로는 시간을 지키는 자로, 또 때로는 밤길 안내자로 인식됐던 달은 각국의 오랜 신화와 동화, 관념이 합쳐저 일종의 ‘문화의 거울(cultural mirror)’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저 달 아래서 클래식 공연이 펼쳐지기도 하고, 수영도 하고, 요가 클래스가 열리기도 하죠. 한 번은 프랑스에 설치한 적이 있는데, 관객들이 하나 둘 의자를 끌고 오더니 ‘달빛 목욕(moon bathing)’을 하더라고요. 조금 지나니까 연인을 데리고 와서 함께 손을 잡고 누워 있더군요. 정말 프랑스스러웠죠. 하하”

제람 작가의 이전 작업들도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양분 삼아 관객들이 채워간다. 그의 또 다른 프로젝트인 거리의 피아노 ‘플레이 미, 아임 유어스(play me, I’m yours)‘가 대표적이다. 도시의 거리에 피아노를 설치하고, 아무나 연주할 수 있다. 2007년 처음 시작한 이래 전세계 60개 국, 1700개 거리에서 설치됐고 100만명 이상의 관객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한국에서 다른 프로젝트를 선보인다면 ’플레이 미, 아임 유어스를 꼽고 싶은데, 제 작품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사람들이 모여서 특별한 일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로컬 아티스트의 참여도 바라고 있고요. 회화로 친다면, 저는 캔버스를 제공한 셈이고 어떤 그림이 완성될지는 모르죠. 그러나 결과물은 무조건 마음에 들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제람은 미래 프로젝트에 대해 최근까지 추구해 왔던 방향과 비슷한 다층적 해석이 가능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향을 위한 프로젝트가 하나 추가됐다. 런던 인근 위성도시인 브리스톨에서 생활하는 그는 쇄락해 버린 산업지구의 재개발에 관심이 크다. “가까운 시간안에 창고하나를 개조해 아트센터를 짓고 싶습니다. 제 작품도 선보이고, 다른 작가들 작품도 선보이는 곳으로요. 작은 카페를 열어 사람들이 쉬어가고 모이는 곳으로 쓰이면 좋겠어요. 아티스트로, 예술이 도시를 어떻게 살려내는지 보여주고 싶지요”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