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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美에 거리두고 中엔 다가서고
왕이 中외교부장 방북…김정은 방중협의 주목
실무협상 재개 앞서 美압박·우군 확보 다지기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거리를 두려는 것과 달리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전통적인 사회주의 우방국에는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모습이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에 앞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우방국의 후원을 확보함으로써 배후를 다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을 방문한다. 왕 국무위원은 방북 기간 리용호 외무상과 북중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한반도정세와 양국 현안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왕 국무위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6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에 따른 김 위원장의 베이징 답방 문제가 논의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북한이 예년과 달리 8월에 최고인민회의 2차 회의를 소집한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 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10월1일 신중국 창건기념일과 10월6일 북중수교 70주년 계기 행사 참석에 대비한 준비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이후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각별한 공을 기울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일 홍콩시위에 대해 ‘외세의 사촉에 의해 발생한 비정상적 사태’, ‘용납되어서는 안될 주권침해행위’ 등 2건의 정세론해설을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간판 밑에 감행되는 엄중한 내정간섭책동이라며 중국의 법률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자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날 베트남 독립기념일을 맞아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고 양국 간 친선협조 강화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지난 3월 자신의 베트남 공식친선방문을 언급하며 “우리의 뜻깊은 상봉은 선대 수령들에 의하여 마련된 전통적인 조선·베트남 친선을 변함없이 강화·발전시켜나가는데서 중요한 계기로 됐다”며 의미를 부각했다.

반면 북한은 대미관계에 있어서는 김 위원장이 6·30 판문점회동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언급한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는가하면 대미비난 수위도 끌어올리고 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달 31일 담화에서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기대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떠밀리고 있다며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 재개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애초 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4차 유엔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리용호 외무상도 불참으로 번복해 유엔총회를 계기로 기대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미 고위급회담도 무산됐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을 향해 ‘새로운 셈법’ 제시를 촉구하는 한편 본격적인 북미대화에 앞서 배후를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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