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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모든 조치 재검토’ 위협 이어 리용호 유엔총회도 불참
-北, 유엔총회 일반토의에 대사급 통보 이례적
-北, 폼페이오 거부감·美 새로운 셈법 제시 압박
북한이 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엔총회 계기에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미 고위급회담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6·30 판문점회동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배석한 리 외무상(왼쪽 끝)과 폼페이오 장관(오른쪽 끝).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거세게 반발해온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종료된 이후에도 여전히 북미대화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담화에서 북미 실무협상 개최가 어려워졌다면서 중단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 재개 가능성까지 시사한데 이어 애초 유엔총회에 참석하려던 리용호 외무상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이어 유엔총회 계기로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던 리용호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 북미 고위급회담도 기약하기 어렵게 됐다.

31일(현지시간) 유엔 소식통에 따른면 북한은 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자로 대사급이 나설 것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하순까지만 해도 북한은 유엔총회 일반토의 때 리용호 외무상이 나서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공보국의 일반토의 잠정명단에도 북한의 기조연설자는 장관급으로, 오는 28일 네 번째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었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각국의 대통령이나 국왕 등 국가원수를 비롯해 총리 등 정부수반, 부통령, 부총리, 왕세자 또는 외교장관 등 고위급인사가 맡아온 게 관례다. 북한도 이전까지 매년 유엔총회에 거의 빠짐없이 외무상을 파견해왔으며 대사급을 유엔총회 무대에 올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이 끝내 무산된다면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기조연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의전순서에 따라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30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 고위급회담도 무산되고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도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불참은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미국을 향한 새로운 셈법 제시 압박 의도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달 23일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폼페이오 장관의 강력 제재 발언을 빌미로 ‘미국 외교의 독초’라며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다. 하노이 회담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복심’이자 ‘입’으로 부상한 최선희 제1부상도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비난하면서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로 떠밀고 있다”며 핵·ICBM 시험 재개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최선희 제1부상이 문제 삼은 것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27일 한 행사에서 “우리는 북한의 불량행동이 간괴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한 발언이었다.

북한이 관영매체나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또는 대변인이 아닌 북미대화 실무를 총괄하는 외무성 고위당국자를 잇따라 내세워 미국을 비난한 것 역시 대단히 이례적이다. 교도통신은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불참과 관련해 북한이 미국과 접촉을 피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를 볼 때 북미정상이 6·30 판문점회동에서 합의하고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 연합군사연습 종료 뒤 나서겠다고 밝힌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도 한동안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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