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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부진한 北美 실무협상에 韓도 美도 “쉽지 않네”
-리용호 北 외무상, 유엔총회 불참 가능성도
-늦어지는 실무협상 재개에 수석대표들 ‘긴장’
-美 조야에서는 “협상 의미 없다” 비판도 이어져
-이도훈, 다음달 2일 러시아와 수석대표 회담

리용호 북한 외무상.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애초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재개될 것으로 예측됐던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외교당국도 긴장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북한이 다음 달로 예정된 유엔총회에 리용호 외무상을 보내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협상을 주도했던 미국내 협상파도 곤혹스러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외교부는 다음달 제74차 유엔총회에 리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관련 정보 수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은 그간 관례적으로 정부 수반이 하는 총회 기조연설에 외무상을 보내왔다. 그러나 북한이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할 수 있는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사례는 거의 없어 이번 소식에 대해 외교당국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리 외무상은 지난 2016년 외무상에 오른 뒤 매년 유엔총회에서 미국을 향한 강한 비판을 쏟아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비난을 하거나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 비핵화는 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리 외무상이 총회 기조연설 자체를 보이콧한 경우는 없어 북한과 미국 사이가 더 벌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리 외무상은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렸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 불참했다. 이 때문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의 회담도 불발됐고, 수렁에 빠진 실무협상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비관적 전망이 잇따랐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6ᆞ30 판문점회동에서 2~3주내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던 점에 비추어 아직 대화 재개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게다가 북한 내 뉴욕과의 외교 채널 역시 여전히 활발히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언급했던 시점이 지나면서 미국 내 협상파가 명분을 잃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있다. 미국 조야에서 북한과의 실무협상이 지연되자 협상파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최근 리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공개적으로 하며 강경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간 대화가 늦어지는 사이 각국 협상 대표들은 잇따라 만남을 가지며 사전조율에 나서는 모양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29일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만났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다음 달 2일 러시아에서 한러 수석대표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같은 날 북한을 방문해 리 외무상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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