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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대외메시지 없는 최고인민회의…북미대화도 늦춰질 듯
-최고인민회의 직후 북미실무협상 재개 어려울 듯
-리용호 외무상 뉴욕 유엔총회 불참 가능성도 대두
북한이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2차 회의에서 애초 기대됐던 대외메시지를 내놓지 않으면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노동신문 홈페이지·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반도정세 교착 속 관심을 모았던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제14기 2차 회의가 막을 내린 가운데 당초 예상됐던 대외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온 한미 연합군사연습 종료와 최고인민회의 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그리고 유엔총회 계기 북미 고위급회담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도 어그러지는 모양새다.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29일 열린 회의는 국무위원장에게 최고인민회의 법령과 국무위원회 중요 정령 및 결정 공포, 외교대표 임명·소환권을 부여하는 등의 헌법 수정·보충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법적 지위와 권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맡지 않는다는 헌법 수정과 함께 김 위원장이 회의에 불참하면서 대외메시지 역시 누락됐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30일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대외메시지가 없었다는 것은 김 위원장의 지난 4월 때의 시정연설이 유효하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현시점에서 미국과 만나 얘기해도 딱히 얻을 게 없으니 최대한 압박하는 등 연말까지 기다려보겠다는 기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이어 “북한은 결국 핵포기 협상이 아니라 핵보유 협상을 하기 위해 이처럼 까다롭게 나오는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긴밀한 한미공조를 통해 북한의 기도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을 향해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라며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소식통은 “북미가 물밑접촉을 계속하고 있지만 북한이 사전에 어느 정도 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실무협상 재개가 지연되고 있다”며 “10월말이나 11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통일부차관을 지낸 김형석 대진대 교수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외메시지가 나오지 않은 것과 관련해 “북미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면 새로운 단계로 갈 수 있는데 아직 그렇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도 어렵고, 북미 간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은 협상에서 카드로 써야하기 때문에 밝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서는 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겠다고 통보한 리용호 외무상이 다시 가지 않기로 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리 외무상은 이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때도 참석을 준비했지만 막판에 돌연 불참하기도 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 결과 김 위원장의 국정에 대한 적극성이 드러났지만 비핵화 의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국무위원회 위상과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은 외교와 경제, 국방, 교육 등 국사를 더욱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김 위원장이 단 한번도 국무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적이 없어 국무위원회가 얼마나 실질적 정책결정기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향후 얼마나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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