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도 “정책 차이 표현일 뿐” 우려 일축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연합]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연일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미국을 두고 외교부가 대사를 불러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 측이 연일 불만 목소리를 내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촉구한데 우리 정부도 나름의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면담하고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미국 측의 우려 메시지를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 측이 계속 불만 목소리를 낼 경우 한미관계가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이날 면담 자리에서는 ‘한·미 동맹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강한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한국과 일본과의 양자 문제이므로 미국과의 동맹 관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고, 오히려 미국 측이 그간 강조해온 한국 정부의 국방력 강화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 같은 우리 정부의 설명에 대해 “본국에 관련 사항을 보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지소미아 결정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불만을 표시한 데 이어 오테이거스 대변인이 “한국 주둔 미군 병력의 위험이 증가했다”고 발언하는 등 연일 비판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발언해 미국과의 동맹 관계까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거듭된 미국 정부의 메시지에도 청와대는 한미동맹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춘추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미국은 지소미아 유지를 계속해서 희망해 왔기 때문에 우리의 지소미아 종료 조치에 대해 ‘실망’을 표명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실망’은 미국이 동맹국이나 우호국과의 정책적 차이가 있을 때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표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측의 공개 메시지에 우리 정부가 대사를 불러들여 불만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한·미 동맹에 대한 주변의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미 행정부가 공개적으로 “종료가 시행되는 오는 11월까지 종료 결정을 철회하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상황이라 양국의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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