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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브라질 ‘아마존 갈등’ 무역협상 불똥 튀나
獨 ‘열대우림 파괴’에 반기
브라질, 파리협약 탈퇴 위협
무역협상에 ‘협약 준수’ 조건

세계 최대의 열대 우림 ‘아마존’을 둘러싼 독일, 노르웨이와 브라질 간의 갈등이 오랫동안 추진돼온 유럽연합(EU)과 남미의 무역협상을 위협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와 아마존 보호기금 전용에 원조국인 독일과 노르웨이가 반기를 들었지만 브라질 정부가 물러서지 않으면서다.

EU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간의 자유무역협상은 브라질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준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파리협약은 아마존의 불법 삼림 벌채를 2030년까지 종식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마존 개발을 추진하며 파리협약 탈퇴를 위협하고 있다. 삼림 벌채가 급증함에 따라 유럽인들은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독일의 유력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날 “편견과 증오에 찬 과학 회의론자가 축산 농가와 대두 수확을 위해 광대한 우림 지역을 희생시키는 상황에서 유럽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며 브라질 제재를 요구했다.

브라질 내에서도 보우소나루 정부의 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리시오 산토로 리우데자네이루 주립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브라질의 기후변화협약 거부는 국가를 고립시키는 것”이라며 “경제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브라질의 최대 규모 협력 프로그램”이라면서 “브라질은 실제로 이같은 재원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제 브라질의 지방 지도자들은 중앙정부를 우회해 유럽 국가들과 따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다.

아마존 지역 9개 주 주지사들은 “브라질 정부의 입장이 재원 중단을 초래한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기금을 직접 운용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마리나 실바 전(前)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이 나라들(독일, 노르웨이)은 옳다. 틀린 것은 보우소나루 정부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아마존 기금의 목적을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열대우림 파괴에 기여하는 활동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실태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파괴 면적이 전년동기보다 278% 늘어난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조사 결과가 허위라며 INPE 소장을 해고했다. 이후 독일과 노르웨이 정부는 아마존 기금에 대한 신규 기부를 중단하기로 했다.

2008년에 설치된 아마존 기금은 지금까지 약 34억헤알(약 1조400억원)이 조성됐다. 노르웨이가 94%를 부담했으며 독일이 5.5%,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0.5%를 출연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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