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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중국' 별도 표기 명품 베르사체, 中서 "일국양제 훼손" 역풍
‘도시-나라’ 새긴 제품에 홍콩·마카오는 중국 도시로 표기 안해
베르사체 中 홍보 여배우 “베르사체와의 관계 끝낼 것”
중국에서 '일국양제' 공격 논란에 휩싸인 베르사체의 후디 제품. 우측 하단에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의 도시가 아닌 별개 도시로 표기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웨이보 갈무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베르사체(Versace)가 홍콩이 중국과 별도의 국가임을 시사하는 티셔츠를 제작, 중국으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베르사체는 웨이보를 통해 해당 티셔츠 제작건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베르사체가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에 도전하고 있다는 비난은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다.

11일(현지시간) 베르사체는 웨이보를 통해 해당 티셔츠가 불러일으킨 논란에 대한 사과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베르사체는 자신들의 디자인에 실수가 있었으며, 중국인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옷들을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된 베르사체의 제품은 유명 도시와 나라가 새겨진 티셔츠와 후드티다. ‘뉴욕-미국’, ‘밀란-이탈리아’ 등 다양한 나라들이 등장한 가운데, 홍콩과 마카오는 ‘홍콩-홍콩’, ‘마카오-마카오’ 등으로 표기된 것이 화근이었다. 이는 베르사체가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의 도시가 아닌 별도의 국가라고 판단했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중국 시민들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해당 제품의 사진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사진과 함께 퍼져나간 ‘베르사체의 홍콩과 마카오 분리 지원 의혹’이란 해시태그는 인기 순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11일 오후까지 4억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베르사체는 “두 도시의 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면서 우리는 중국을 사랑하고 중국의 영토 주권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현재 베르사체는 해당 제품 모두를 매장에서 철수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사체의 사과에도 불구, 관영 언론의 화력지원이 보태지면서 논란은 더욱 일파만파 퍼지는 분위기다. 인민일보는 여론란을 통해 “베르사체의 실수가 심각하다”면서 “중국이 홍콩의 독립에 맞서 싸우는 중대한 시점에서 이 모든 일이 사과만으로는 끝나서는 안된다”고 보도했다.

베르사체를 홍보하는 중국의 여배우 양미도 베르사체와의 ‘절교’를 선언했다. 그는 “나는 중국 국민으로서 베르사체와의 관게를 끝내겠다”면서 “엄청나게 화가난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도 여전히 베르사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베르사체가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웨이보에만 사과성명을 올린 것에 대한 진정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SCMP는 “베르사체의 사과는 중국 인터넷 유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은 왜 베르사체가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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