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리드ㆍ수소ㆍ전기차 소재 의존도 여전…단기 영향 불가피
- 완성차 업계, 배터리 파우치 필름ㆍ탄소섬유 등 수입 다변화 고민
- 대체 가능한 부품 검증ㆍ테스트에 최소 1년…국가 인증 서둘러야
현대자동차는 수소차와 관련된 원천기술과 부품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의존도 축소와 미래기술 선점을 위한 발빠른 행보다. 사진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일본 정부가 결국 2일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한 가운데 내연기관에 집중된 국내 완성차 업계의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는 일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래차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는 한편 잠재적인 위협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연구 분석과 현장의 목소리가 근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을 비교한 보고서에서 자동차 부품의 대(對)일본 경쟁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경쟁력 격차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래차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은 우리 주력산업을 근간으로 파생되는 것이기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지상과제로 떠올랐다고 조언했다.
단기 영향이 불가피한 부문은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수소·전기차다. 일본이 보유한 친환경차의 원천기술이 많아 핵심소재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돼서다. 특히 전해액 첨가제와 알루미늄 파우치 등 부자재의 일본 의존도가 높아 국내 배터리 생산업체들의 고민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를 감싸는 파우치 필름은 일본 DNP와 쇼와덴코가 글로벌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현재 국산화가 추진 중이지만 배터리 생산원가의 10% 정도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경쟁력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의 미래차 연구-개발도 진행형이다. 사진은 현대모비스가 지난 1월 美 라스베가스에서 공개한 미래차 컨셉 ‘엠비전’ 모습. [현대모비스 제공] |
절대 열위에 있는 탄소섬유도 마찬가지다. 일진복합소재가 현대차 수소차 ‘넥쏘’에 저장용기를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이에 필요한 탄소섬유는 일본에서 전량 공급받고 있다.
다행히 현대·기아차는 탄소섬유 수출 규제가 현실화하더라도 대체 가능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현재 관련 부품의 완전 국산화가 진행 중이며, 수소차 판매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가 “오는 2023년 넥쏘의 후속 모델 출시 일정도 순조롭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가격 절감과 성능 및 안전을 갖춘 기술 국산화와 원천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가 인증과 관련된 정책 지원과 함께 필수 수입 품목의 재고 확보도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대체 가능한 기술부터 부품까지 실차 테스트를 거쳐 적용하려면 적어도 1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며 “특히 정밀기계 등 납품과 관련된 장비에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2~3차 협력사일수록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국내 자동차 관련 기술은 세계 최정상급”이라며 “과거 동일본 대지진의 학습효과로 업체별 1년치 수입 품목을 확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가 인증 등 우리 기업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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