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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6일만에 또 미사일 도발]한반도 긴장국면 조성…美에 ‘조속히 대화 나서라’ 압박
신형무기 성능 과시로 주도권 확보 승부수
北 내부결속·한미훈련 비판·북미대화 노려
우리 정부 강력 대응 예고…긴장국면 돌입
전문가들 “고도 30㎞ 비행 패트리엇 무력화”
북한이 31일 새벽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25일에 이어 6일만이다. 지난 25일 쏜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 주변을 돌아보고 있다. [연합]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로 도발하면서 한반도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북한은 31일 오전 5시 6분, 5시 27분경에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 25일에 이어 엿새만으로, 북한의 도발 위협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과 9일에도 잇따라 발사체를 발사함으로써 한반도에 긴장국면을 조성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서 불구하고 북미대화 재개에 성과가 없고, 특히 미국과의 협상에서 ‘열매’가 없자 어깃장을 부리며 긴장 국면을 조성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남측에 타깃성 경고를 날리면서도 북한 내부결속을 노리는 동시에 북미대화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이 녹아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은 오전 내내 급박한 흐름을 보였다. 합참은 신속히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고도는 약 30㎞, 비행거리는 약 250㎞로 추정했다. 정확한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에서 정밀 분석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 군 당국의 대응도 강경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지난번 미사일 발사때만해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짙어 보였으나, 이번의 도발에는 강한 톤으로 경고의 음도 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북한이 도발한다면 북한도 한국의 ‘적’에 포함된다”며 보다 높은 수위의 대응을 예고했다. 정 장관은 이날 한 포럼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은 정 장관이 작년 9월 취임한 이후 북한을 겨냥한 가장 강한 표현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이례적으로 경고음을 보냈다. 강 장관은 이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인천공항을 통해 태국 방콕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북한의 행동이 결코 지금의 군사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지않을 뿐만 아니라 북미대화가 재개되는 상황에서 그런 모멘텀(동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중단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해 더이상 ‘낮은 키’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정부의 후속 대응책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신형 미사일 2발의 의미에 대해 “한미 미사일 요격체계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다는 북측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북한의 어깃장에 대해선 “하루 속히 북미실무대화를 통해 관계 개선을 이루자는 의미”로 풀이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지난 5월 4일과 9일, 7월 25일과 31일 4번의 발사를 통해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변형된 다양한 비행방식을 보여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보여준 미사일 비행은) 한미 군 당국의 미사일 방어능력을 완전히 무력화한 것”으로 봤다. 그는 “지난 25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2발은 고도 50㎞에 600여㎞를 비행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사실상 무력화했다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고도 30㎞대를 비행해 패트리엇을 무력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속도 면에서도 이스칸데르의 비행속도는 마하7인데 패트리엇은 마하4에 불과해 무용지물”이라며 “고도까지 낮게 날면 요격 미사일이 요격할 반응 시간이 부족해 요격이 사실상 어렵게 된다”고 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역시 “북한은 이번 발사로 패트리엇이나 사드를 무력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며 “북한은 이번 발사로 8월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불만을 표출하는 한편, 신형 미사일 능력을 시험평가하고, 그 과정에서 한미 미사일 요격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까지 보여줘 최종적으로는 한미 당국에 조속한 북미실무대화를 촉구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번 발사로 북미실무대화를 조속히 열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이번 발사의 의미를 그 이상으로 확대 해석하는 오류를 범해선 안된다”고 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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