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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Insight-이승수 KOTRA 레바논지원단 부장]시리아 ‘중동판 투키디데스의 함정’벗고 재건하나?

시리아 경제는 내전의 여파로 말 그대로 재앙 수준이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는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이 승세를 굳히면서 안정을 되찾았고, 최우선 선결 과제인 국가 재건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리아가 직면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시리아 국가 인프라 복원에 추산하는 비용은 2000억 달러(원화 약 230조원)에 달한다. 아사드 정부는 적어도 4000억 달러(원화 약 460조원)는 필요하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시리아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올해 예산 3조8820억 시리아파운드(약 90억 달러) 가운데 28.3%인 1조1000억 시리아파운드(약 28억 달러)가 재건사업에 우선 투입되고 있다.

올해 3월 EU 주도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리아 난민 수용국과 시리아 재건에 83억 유로(원화 약 10조7000억원)의 인도적 지원에 합의했다. 내전 후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최대 규모 지원액이다.

시리아 재건의 최대 수익자는 러시아로 알짜배기 사업에 손을 뻗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자원 개발기업의 주도로 시리아 동부 가스전을 개발, 공급하고 유전 개발권에도 나서고 있다. 시리아의 원유 매장량은 약 25억 배럴이며, 내전 전 하루 평균 39만 배럴이 생산, 유럽으로 하루 11만 배럴이 수출됐다. 내전 후 미국과 EU는 시리아산 석유 수입을 막았다. 현지 저장탱크와 파이프라인 등 시설물이 파손되거나 노후화됐다. 설상가상 지난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경제제재 복원으로 이란산 원유 공급선도 막혔다. 결국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가 커지면서 러시아의 입김은 한층 드세졌다.

오랜 이슬람 시아파 형제국인 이란의 활약도 돋보인다. 올해 1월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부통령은 시리아를 방문해 주택, 교통, 발전, 항만 등 11개 분야에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란은 총 76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고 시리아는 시급한 생필품, 농산물분야에서 이란산 수입에 차관을 대거 투입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산하 기업들은 건설, 토목 등 시리아 정부 발주 프로젝트를 쓸어 담고 있다.

군사적 개입을 회피했던 중국도 시리아 재건에 뛰어들고 있다. 올해 3월 천샤오둥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아사드를 예방, 중국이 재건에 적극 참여할 것임을 강조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5월 다마스커스 인근 아드라 산업단지에 7000㎡ 규모의 무역센터 개설 계획도 발표했다. 약 200개 중국 기업이 입주해 중국산 제품을 상시 전시하고, 현지 바이어와 상담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아사드 정부는 국영통신 SANA를 통해 ‘아사드 대통령의 리더쉽으로 단합해 시리아는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전파한다. 하지만, 시리아가 국제사회의 지원 없이 자력갱생할 수 없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중동 패권을 위해 한치의 양보 없이 대치하는 강대국들, 시아파 시리아의 재건과 이란의 부상을 달가와하지 않는 수니파 국가들, 시리아 내전으로 입지를 강화한 이스라엘, 터키, 쿠르드족 등 주변 세력과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중동판 투키디데스의 함정’에서 시리아가 벗어나 재건할 수 있을지 다가올 미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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