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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황악화·무역분쟁·日보복…간판기업들 실적 ‘곤두박질’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3분의1로
하이닉스 영업익 3년來 최악
‘반도체 2030 비전’ 추동력 흔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시황 악화에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까지 대내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내 간판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특히 한국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우리 경제의 보루로 여겨졌던 반도체마저 휘청이자 위기감은 더욱 짙어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 점유율 70%를 점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의 가격하락이 지속되는데다 이같은 글로벌 ‘초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하반기 전망은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메모리 뿐 아니라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2030년 세계 1위를 이루겠다는 ‘반도체 2030 비전’ 또한 초반부터 추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오는 31일 2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였던 작년 3분기(17조6000억원) 대비 ‘3분의 1 토막’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2분기 영업이익으로 6조5000억원을 내놨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3% 줄어든 것이다.

전분기(6조2000억원)보다 다소 개선된 것이지만 2분기 실적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고객사인 애플로부터 받은 보상금 약 8000억~9000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회성 이익을 제하면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5조6000억원 수준으로 11분기만에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올 2분기 영업이익 6376억원을 기록, 3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역대 최고 실적이던 작년 3분기(6조4720억원)의 10분의 1수준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돈 것은 2016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특히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만 5000억~1조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일본 수출규제는 설상가상이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 뿐 아니라 지난 2년여간 초호황기를 누렸던 정유·석유화학 업계도 ‘어닝쇼크’급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S-OIL은 2분기 영업손실 905억원으로, 적자를 벗어난지 불과 1분기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4975억원, 1544억원으로 전년 대비 40~50% 감소했다. 2분기 국제유가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보유한 원유 재고자산이 줄어들고 ‘역마진’ 수준의 배럴당 2~3달러 정제마진이 지속되며 실적 둔화로 이어졌다.

화학업계도 에틸렌 등 시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특히 LG화학 등 간판 석화기업의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지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LG화학은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감소된 2675억1500만원을 기록했다.

한편 내달 2일 일본 정부가 각의에서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가인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 경제 성장이 위협받을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이 48개”라며 “대부분의 주력 산업에서 한국이 일본에 대해 열위를 벗어나지 못해 수출 규제로 인해 성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예선·이세진 기자/c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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