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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코리아’ 가속화 되는데…인재 관리 못하는 한국
국내 '두뇌' 경쟁력 최하위권
韓 저변 깔린 '이공계 홀대론'
규제로 신산업 막고 경직된 연구문화 발목
"우수 과학기술 인력 끌어들이기 위한 국가 전략 부재"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지속적으로 되풀이되는 국내 이공계 우수 인력의 해외 유출은 열악한 국내의 연구개발(R&D) 환경과 낮은 연봉 그리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미비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결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은 부실한 인재 관리 시스템과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이공계 홀대론', 신산업을 막는 각종 규제 등이 두뇌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국가 연구기관의 연구단장은 "해외 인재 유치가 개인 인맥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탈(脫)코리아' 현상의 근본 원인은 정부의 안이한 사고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역대 진보, 보수정권에서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했지만 뾰족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부터 코리아리서치펠로십(KRF·해외 우수 인재 유치 및 재외동포 인재 지원 정책) 등을 포함한 인재 유치·육성 종합대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체계적인 시스템 미비로 우수 인력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되지 못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종합대책에 대해 "우수 과학기술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인재 관리 시스템이 미비했다"며 "유치인력 관리와 행정업무가 연구기관과 관리기관 등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해외 인력을 유치하고 관리하는 전담 지원 조직을 한국연구재단에 설치하고 해외로 빠져나간 이공계 우수 과학자들을 2020년까지 1000명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원은 "한 번 해외로 나간 연구자가 현지의 잘 갖춰진 연구 환경 메리트를 버리고 국내에 돌아오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어렵게 데려와도 국내에 만연해 있는 경직된 연구 문화가 발목을 잡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다못해 연구를 하다가도 각종 규제로 인해 미국에 가서 창업을 하는 현실"이라며 덧붙여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은 해외 우수 인재 유치에 거액의 스톡옵션과 자금을 지출해야 하는 부담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문병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국내 인재 풀이 적어도 너무 적다"며 "기술 개발도 확률 게임이다. 관련 인력이 많을수록 그 안에서 인상적인 산출물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라고 지적했다.

국가 연구기관에서 연구단장으로 재직 중인 박사는 "현재 전세계 과학기술 경쟁은 말 그대로 전쟁터"라며 "전쟁에서 지면 일본의 경제보복에도 잘 대응할 수 없을뿐더러, 결국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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