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기소 가능성” 시사도
트럼프 트윗에 “마녀 사냥” 올려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AP]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사진> 전 특별검사가 24일(현지시간) 첫 의회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기소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공개된 수사 결과 보고서나 입장 발표와 비교해 크게 새로운 내용은 나오지 않아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질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다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뮬러 전 특검은 이날 오전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특검이 대통령의 부정행위 혐의를 완전히 벗겨준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자신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행위에 대해 무죄를 선언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의 정책 및 공정성 원칙에 따라 우리는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며 “그것이 우리의 결정이었고 오늘까지도 여전히 우리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 사법방해 혐의로 기소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맞다”고 답변했다.
뮬러 전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은 이유가 법무부 법률자문단이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냐는 질문에도 “맞다”고 답했다.
이러한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수사 결과 자신이 면죄부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과 상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뮬러 전 특검은 이날 오후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도 증언에 나섰다. 그는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의 미국 대선 개입 노력은 미국 민주주의에 가장 심각한 도전 과제”라며 2020년 미 대선에도 러시아가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가 여기 앉아있는 동안에도 그것을 하고, 다음 선거에서도 그것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당국이 러시아의 선거 개입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전 특검과 민주당을 공격하면서도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청문회 시작 전 “미국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청문회가 진행되자 뮬러의 증언은 “끔찍했다”면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재앙”이라는 폭스뉴스 진행자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공화당은 “좋은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YT는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데 뮬러를 이용하려던 시도에 실패한 것을 환호하는 백악관 내부의 분위기를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김현경 기자/p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