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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클로 택배 거부”…反日 국민저항 확산
“배달 안하고 배달비 안받겠다”
택배기사들 ‘일본제품’ 배송 거부
마트노동자도 “ 판촉 안해”보이콧
‘보이콧 재팬’ 스티커를 붙이고 인증샷을 찍은 택배연대노조원들의 모습. [택배연대노조 제공]

“배달비 800원 버느니 보이콧 동참할 겁니다”, “마트는 일본제품 할인하고 홍보해도 직원들은 고객에게 추천 안 할 겁니다”.

일본이 핵심 반도체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택배노동자와 마트노동자들이 동참했다. 택배연대노조는 ‘배송거부’를, 마트산업노조는 ‘안내거부’를 선언하며 반일 대열에 동참했다. ‘보이콧 재팬’ 기류가 시민들 사이 확산되고 있다. 택배노조원 수는 2000여명, 마트 노조원 수는 8000여명에 이르기에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서비스연맹 택배연대노조는 24일 오전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정부의 조치를 규탄하는 차원에서 유니클로 제품의 배송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유니클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국에서 일어나자 ‘얼마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집중 포화 대상’이 된 바 있다. 택배노조 측이 유니클로를 특정해 운송거부에 나선 것도 대표 일본 브랜드라는 상징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유니클로가 지난해 한국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1조3732억원, 영업이익은 2344억원에 달한다.

택배연대노조 김진일 교육선전국장은 “2300여명의 조합원들이 자기 담당구역에 오는 물건들 중 유니클로 상품이라는 표식이 붙은 택배에 대해 배송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보이콧 재팬에 동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은 시국에 기껏해야 건당 800원을 받으려 일본 상품을 배달하는 것보다, 얼마 안되는 배달비를 포기하고 불매 운동에 동참하는 것이 더욱 뜻깊은 일”이라고 보이콧 취지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택배노동자기본권쟁취투쟁본부는 “국민들은 택배노동자의 절박한 외침에 늘 든든한 응원군으로 지지와 성원을 보내줬다”며 “이제 우리는 당당히 자기 역할을 함으로써 국민들과 함께 할 것이고 그 힘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유통업계도 마트 근로자가 주축이 된 보이콧 운동에 나선다. 앞서 서울의 한 대형 몰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탓에 일본 맥주 재고가 쌓이자 밀어내기 판매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는 여론의 비판에 시달린 바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도 이날 오전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에 일하는 마트노동자들은 향후 일본 제품을 고객에게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노조원 8000여명을 보유한 마트산업노조는 전날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에 공문을 보내 일본의 경제 보복에 저항하자는 국민여론이 뜨거운 상황에서 대형마트에서도 동참하자는 뜻을 전달했다.

마트산업노조는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 아지노모토 보노스프, 코로로 젤리, 가스비 헤어스프레이, 비트, 린나이 전자렌지, 캐논카메라, 소니플레이스테이션 등 일본 제품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대형 현수막도 설치했다.

마트산업노조가 대형마트 3사에 요구한 내용은 ‘일본 제품 판매를 즉각 중단할 것’, ‘일본불매 운동에 나선 국민적 분노에 동참할 것’ 등이다.

이날 마트산업노조 허영호 조직국장은 “아직까지 구체적 답변을 보내오거나 적극 동참의사를 밝혀온 곳은 없지만, 8000여명의 노조원들은 이윤만 추구하는 회사의 행태에 비판적 시각을 갖고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일본 불매활동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기관이나 정부가 아닌 시민 차원에서 추진되는 보이콧 행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5일에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제품 판매중단 확대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를 규탄했다. 일본 담배와 주류부터 판매중단을 시작해 음료, 조미료 및 소스류 등으로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국·김유진 기자/kac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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