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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원 외교로 ‘갈등돌파’ SOS…돌아온 건 “한쪽 지지 어렵다”
美 답변없고 日 의원도 부정적
野 “靑 강경 발언이 사태 악화”

일본과의 외교 채널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국회가 ‘의원 외교’를 강조하며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돌아오는 국제사회의 답변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의 대화도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야권은 “청와대가 강경 발언만 쏟아내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따르면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 규제 조치 철회를 위한 중재를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외교 당국자들에게 전달했지만, 미국 측에서는 아직까지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국회 내에서도 의회 외교를 통한 한·일 문제 해결을 강조해온 윤 위원장은 “한·일 양국 갈등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치 맥코넬(Mitch McConnell)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코리 가드너(Cory Gardner)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하원의장 등에게 중재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그러나 답변이 오지 않는 것을 두고 사실상 미국 측이 난색을 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제사회에 보낸 요청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날 바세나르 체제 사무국은 지난 15일 윤 위원장이 보낸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촉구’ 서한에 대한 답을 보내며 “정보 공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 양자 현안에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바세나르 사무국은 “회원국간 발생할 수 있는 양자 현안에 개입할 수 있는 매커니즘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일본 정부가 ‘한국의 수출통제 관리실태가 미흡하다’며 바세나르 협약 위반 의혹을 먼저 제기한 상황에서 사실상 어느 한쪽 국가를 지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무역 무찰이 심화되며 여야 의원들이 일본 측에 보낸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철회 촉구’ 서신에 대해서도 일본 의원들은 부정적인 답변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야권 소속 외통위 관계자는 “최근 일본 측에 보낸 서신에 대한 답이 왔지만, ‘수출 보복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의회 입장에서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한파’로 불리는 일부 일본 의원들이 ‘한국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마저 강경 기조에 밀려 내부에서 비판을 받은 것으로 들었다”며 “대화가 자주 이뤄졌던 일본 외교방위위원들조차 부정적 의견이 강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일의원연맹 소속의 한 의원은 “최근 일본 의회 측의 분위기를 물었지만, 한국에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일본 측은 ‘양국의 입장 차이가 크니 이제는 3국에 판단을 맡기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부터 우리와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회의 외교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원들은 잇따른 청와대의 강경 발언이 문제를 악화시킨다며 지적에 나섰다. 특히 “법적·외교적 쟁투를 피할 수 없는 국면에는 싸워야 하고 이겨야 한다.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고 발언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SNS를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조 수석의 발언 직후 “대통령의 비서라는 사람이 연일 선동 페북질 하기 바쁘다”며 “양국 정권이 자국 국민을 볼모로 ‘적대적 공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지적했고, 원영섭 한국당 조직부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한일관계가 산으로 가는 이유는 조 수석 때문”이라고 각을 세웠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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