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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수갑 등 단어 쓰지 말자”...언어도 “脫일본식 한자어” 기류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한 보복적 무역전쟁에 나서면서 이 기회에 국어도 ‘탈(脫)일본’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어는 일제강점기 36년간 다수의 언어가 일본식 표현으로 바뀌었고, 이 때문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한국어 가운데 상당수는 일본식 표현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광복 74주년을 맞는 해다.

이대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국어에서 ‘벤또(도시락)’나 ‘와리바시(젓가락)’ 등 일본 단어들을 직접 가져와 쓰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일본어 표현이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면서 “일제 강점기 시절 들여온 일본식 한자어들이 아직도 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일본인들이 한국을 무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문화적인 부분에서 일본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낙수 한국교원대 국어교육과 명예교수(외솔회 회장)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쓰게 되는 일본어 표현들이 너무 많다”면서 “기관과 방송, 신문 등에서 일본식 표현을 쓰지 않기 위한 노력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일본식 한자어들은 한국인의 일상 속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지난 2005년 자료집을 통해 ‘순화가 필요하다’고 밝힌 일본식 한자어는 총 1171개다. 여기에는 ‘망년회(ぼうねんかい·송년회)’와 ‘수갑(てじょう·쇠고랑)’, ‘임금(ちんぎん·품삯)’과 같이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들도 다수 포함됐다.

국어원은 자료집을 통해 “일본어투 용어는 대개 용어만 보고서 그 뜻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일본어투 용어가 국민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일본어투 용어를 순화해서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관공서나 공공기관에서는 일본식 표현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이나 전문직 등 폐쇄적인 성격이 강한 조직에서는 일종의 ‘은어’처럼 일본식 표현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일상 업무 중 사용하던 일제 잔재 용어 100개를 순화한다는 입장을 지난 5월 밝혔다. 당시 해경의 조사결과 해경 근무에서는 상당수 일본어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었다. 해경 내에서는 ‘교체’ 대신 ‘기리까시’, ‘물청소’ 대신 ‘나라시’라는 일본어가 사용되고 있었다. 김성우 기자/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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