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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라리 밟고 가십시오”…손학규 둘러싼 고성·몸싸움에 ‘아수라장’
-바른미래 22일 최고위, 孫 vs 혁신위 ‘문 앞 대치’
-혁신위 “대화조차 거부하지 말라”…孫 퇴장
-관련 폭로전에 충돌 예고돼…갈등 이어질듯
바른미래당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가운데) 등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는 손학규 대표(오른쪽)를 막아서며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왼쪽은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22일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는 손학규 대표를 둘러싼 고성과 몸싸움으로 점철됐다.

일부 당 혁신위원들은 회의 후 회의장을 나가려는 손 대표를 가로막고 1호 안건에 대한 논의를 요구했다. 손 대표가 이를 뚫고 가는 과정에서 손 대표 측과 혁신위원 측은 충돌을 빚었다. 혁신위 정상화를 요구하며 11일째 단식 중인 한 혁신위원은 충돌 여파로 쓰러져 119가 오기도 했다.

앞서 바른미래는 당 내홍을 줄이기 위해 지난 1일 혁신위를 공식 출범시켰다. 하지만 고작 열흘만인 지난 11일 주대환 혁신위원장이 “손 대표 퇴진만 종용하는 검은세력이 있어 분노를 느낀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고 전격 사퇴했다. 혁신위는 전날 과반 동의로 지도부 재신임과 당 여론조사 등 내용을 담은 1호 안건을 만든 상태였다. 이후 혁신위는 사실상 파행 상태에 놓여있다.

장지훈·권성주·이기인 등 당 혁신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가 끝난 후 밖을 나가려는 손 대표를 문 앞에서 막아섰다. 이들은 손 대표를 향해 “혁신위와 솔직히 대화하길 바란다. 대화조차 거부하지 말라”며 “(1호 안건이)마음에 안들면 부결시키면 된다. 목숨 걸고 말하지만 손 대표의 사퇴를 주장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차라리 우리들을 밟고 가시라”고 비판했다. 단식 중인 권성주 위원은 “청년들을 비웃는 것인가”라며 “대표가 만든 혁신위인데, 대표가 임명한 위원장이 도망갔다. 누가 책임지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손 대표는 요청을 거부하고 퇴장했다. 그 사이 10여분간 문 앞 실랑이로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당 혁신 요구 단식 농성을 계속하던 권성주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는 손학규 대표를 막아서다 넘어진 후 구급대원에 의해 이송되고 있다. [연합]

이러한 몸 싸움은 앞서 애초 예고됐다. 손 대표는 최고위에서 유승민·이혜훈 의원이 혁신위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두고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 문제이기에 사실 여부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제 오후 임재훈 사무총장이 유승민 전 대표가 주 위원장을 만나 손학규의 퇴진을 혁신위 최우선 과제로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제보를 발표했다”며 “이날 오전에는 조용술 전 혁신위원이 ‘이혜훈 전 대표를 만났는데, 손학규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손 대표는 “당 대표급 인사가 혁신위원에게 혁신위에 개입하겠다는 말을 직접 했다는 것인데,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에 퇴진파인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 지도체제 변화에 대해 말하는 게 무슨 해당 행위며, 무슨 잘못인가”라며 “이는 이미 오랜시간 당 안에서 거론됐던 문제로, 이 부분을 혁신위가 다룰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지난 의원총회 때도 충분히 논의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애초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것은 당직자의 자격 미달”이라며 “누구는 단식을 하는데, 누구는 이를 막을 길이 없기에 셀프 폭로·증언·검증쇼를 한다”고 받아쳤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오른쪽)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을 살피고 있다. [연합]

유승민·이혜훈 의원에 대한 폭로를 주도한 임 총장이 최고위 도중 “혁신위가 특정기관의 산하기관임을 방증한 것”이라고 말할 땐 안에서 ‘피켓 시위’를 하던 몇몇 혁신위원들이 “허위 말씀을 그만하라. 주대환 위원장은 (유 전 대표 외에도)당 대표, 박주선 전 대표도 만났다고 한다”고 되받는 모습도 연출됐다.

혁신위원들은 이번 일에 대해 곧 공식 입장문을 낼 예정이다. 이에 임 총장과 조 전 혁신위원 등도 추가 폭로할 점이 더 남았다고 밝힌 점을 볼 때, 앞으로도 혁신위를 둘러싼 당내 잡음은 이어질 전망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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