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 |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교육부 동의에 따라 내년에 서울지역에서만 최대 9개(지정 취소 8곳, 전환 신청 1곳)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대기중인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지정 취소에 따른 ‘일반고 전성시대 2.0’을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7일 일반고 전환 자사고에 대한 동반성장 지원 방안을 포함한 일반고 종합 지원 계획 ‘모두가 성장하는 일반고 전성시대 2.0’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과열되고 있는 자사고 평가에 대한 논란을 넘어서서 서열화된 고교체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일반고 지원 방향과 미래지향적 고교 교육에 대한 긍정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일반고 전성시대 2.0의 주요 내용은 ▷경쟁적 고교 교육과 서열화된 고교 체제에 대한 현실 인식 ▷미래형 고교 교육을 위한 일반고 종합 지원 방향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위한 맞춤형 지원 방안 ▷향후 고교 체제 정상화를 위한 제언 등이다.
시교육청은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 단순화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일반고 교육력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일반고 전성시대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번 일반고 종합 지원 방안에서는 일반고 전성시대 2.0에 해당하는 지원 방안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게 일반고의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일반고의 교육력 강화를 위한 보다 실질적인 정책이 제시됐다.
우선 일반고 학생의 교육과정 설계 지원을 위해 일반고 교사를 CDA(교육과정·진로·진학전문가, Curriculum Design Advisor)로 양성, 일반고 학생의 선택과목 설계를 종합적으로 컨설팅하고 지원해주기로 했다. 또 소인수 과목 강사비 지원 등을 확대해 학생의 적성과 흥미, 진로를 반영한 개인 맞춤형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있도록 일반고 개방형 선택교육과정 내실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거점·연합형 선택교육과정의 발전 모델로 (가칭) ‘일반고 권역별 공유 캠퍼스’를 구축해 일반고의 학교별 특색 교육과정을 상호 공유함으로써 일반고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단위학교와 학교 간 협력을 통해서도 개설되지 못하는 소인수 과목을 온라인 실시간 화상 수업인 ‘온라인 설렘 강좌’를 통해 제공하며 향후 온라인 교육과정을 전담하는 새로운 학교 형태를 모색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일반고 재정 지원과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일반고전성시대 예산을 교육부와 협의해 현행 교당 8000만원에서 확대해 나가고, 학교가 희망하는 소인수 과목 강사비를 최대 학교별 2000만원까지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또 ‘꿈담 학습카페’, ‘홈베이스 환경 개선’, ‘수업나눔카페’ 등 일반고 교육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자사고 운영성과(재지정) 평가 발표 직후 내놓은 일반고 전환 자사고 지원방안도 이번 일반고 전성시대 2.0에 반영됐다.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사고에 대해 전환기 교육과정 조기 안착을 위한 총액 20억원(시교육청 5년간 10억, 교육부 3년간 10억)을 지원하기로 했다. 학교 희망 시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교과중점학교 ▷학생 홈베이스 개선 및 교과교실제 우선 지정해주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반고로 전환된 자사고가 입시 중심의 폐쇄형 고교 모델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거점학교로서, 교육과정 다양화·특성화를 구현하고 인근 학교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와 소통해 보다 내실 있는 지원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일반고의 다양한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 각자가 저마다의 꿈을 설계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수의 성공과 다수의 실패를 만들어내는, 소모적인 제로섬 게임만을 양산하는 현 고교체제를 일반고 중심으로 단순화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며 이를 위해 법률 개정 또는 국민적 공론화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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