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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식 선언·눈물 기자회견…바른미래 '내홍열차' 다시 움직인다
-혁신위 사실상 파행에 급속 내홍
-당권파 vs 퇴진파 갈등 수면위로
-혁신위 안건 상정 여부 시한폭탄
권성주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 위원이 12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혁신위 파행'을 겪은 후 다시 혼란에 빠지는 모습이다.

손학규 대표에 우호적인 당권파는 "퇴진파가 일부 혁신위원을 조종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의 사퇴를 추진하는 퇴진파는 "주대환 위원장이 혁신위가 손 대표를 몰아내지 못하도록 사퇴라는 초강수를 뒀다"고 받아치는 중이다. 일부 혁신위원은 눈물을 보이고, 무기한 단식에 나서는 등 급속한 속도로 내홍에 빠지는 모양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 위원장이 인선한 조용술 혁신위원이 전날 사퇴를 선언했다.

조 위원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당내 많은 의견이 있는데도 '기승전 지도부 퇴진'이었다"며 "당 유력인사가 직접 '손 대표 퇴진' 안건을 위원에게 지시했다는 말도 있다"고 밝혔다.

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이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위원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조 위원의 사퇴로 당 혁신위의 구성 인원은 6명으로 감소했다. 주 위원장과 김소연 위원은 조 위원의 사퇴 전날 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특히 주 위원장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젊은 혁신위원들 뒤에서 조종하는,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큰 분노를 느낀다"고 감정어린 말도 쏟아낸 바 있다. 이들과 뜻을 함께 하는 김지환 위원은 거취를 고민 중으로 알려졌다.

혁신위는 애초 성역없는 '지도부 공개검증' 혁신안을 내놓고, 이를 발표하고자 했다. 안건은 당시 혁신위원 9명 중 5명의 동의를 얻어 통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줄사퇴는 이같은 결정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장지훈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 위원(가운데)을 비롯한 5명의 위원들이 12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

혁신안에 찬성하는 혁신위원 5명은 혁신위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간사인 장지훈 위원은 전날 오후 기자 간담회에서 "8월15일 정해진 임기까지 회의를 열고 혁신안을 내놓겠다"며 "주 위원장과 위원들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권성주 위원은 아예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권 위원은 "손 대표와 당 지도부는 혁신위원회를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혁신위가 정상화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은 발언 이후 회의실 밖 복도에 놓인 접이식 의자에 앉아 투쟁을 시작했다. 구혁모 위원은 발언 중 감정에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하고 손으로 눈가를 훔쳤다.

앞서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퇴진파는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때 혁신위가 의결한 '지도부 공개검증' 안을 상정하려고 했지만, 당권파에 가로막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운데)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손 대표는 최고위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주 위원장의 사퇴 기자회견으로 저도 ‘멘붕’ 상태가 됐었다”며 “혁신안 의결을 최고위에서 어떻게 처리할지는 좀 더 생각을 해보겠다. 이날 최고위에서 안건이 상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최고위 중 퇴진파 일부는 손 대표 등 당권파와 주 위원장을 향한 날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첫 혁신안이 의결돼 최고위에 상정되기 전 주 위원장이 돌발사퇴한 데 대해 상당히 의아하다”며 “주 위원장은 검은 세력이 있다고 말했지만, (1차 혁신안을)의결하고 절차적 문제점을 꺼낸 것과 하루가 지나 다음 날 (문제를)꺼내 사퇴한 것 등 이 일들이야 말로 검은 세력이 개입한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주 위원장이 사퇴를 결심하기 전 몇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손 대표는 혁신위원장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김수민 청년 최고위원은 “주 위원장은 이미 계산한, 선주문한 메뉴를 받은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손 대표와 주 위원장을 두둔, "혁신위가 지도체제 개편을 1호 의제로 한 것은 당권을 잡기 위한 계파 싸움에 빠져있다는 논란을 일으킬만 했다"며 "당의 추락 원인을 찾기도 전에 지도체제 개편을 안건으로 놓는 혁신위를 누가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보겠느냐"고 방어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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