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이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위원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이 11일 당 혁신위원장직 사퇴를 표명했다. 지난 1일 혁신위가 공식 출범한 후 고작 열흘 만이다. 바른미래는 주 위원장의 거취를 촉매제로 또 다시 깊은 내홍에 빠질 전망이다.

주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뜻을 밝힌 후 "지난 일주일여의 혁신위 활동 중 제가 본 것은 계파 갈등의 재현"이라며 "특히 젊은 혁신위원 뒤에 조종하는,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큰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애초 그간 논의 끝에 만든 제1차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손 대표 체제의 제21대 총선 승리 비전을 확인하기 위한 공청회, 현 지도부 체제의 재신임 여부를 포함한 당 지지 국민·당원 여론조사, 평가와 판단 순의 혁신안이다. 주 위원장은 혁신위원들이 논의 끝에 과반수 동의로 통과시킨 이같은 안에 반대 뜻을 명확히 했다. '검은 세력'이란 손학규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뜻을 가진 당내 안철수·유승민 연합을 지칭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혁신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을 받았을 때 큰 기대를 가졌다"며 "몇달간의 내홍을 멈추고, 계파 갈등을 그만두고 미래를 향해서 당의 발전 전략을 마련해달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어 "(계파갈등 재현에)크게 실망했다"며 "저는 역부족을 느끼고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당 발전 전략을 내놓지 않고 딱 하나의 말인 '손학규 퇴진', 이 말만 계속 하는 분이 혁신위의 절반이었다"며 "젊은 리더들이 계파의 전위대, 그런 역할을 하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혁신안은 설익은 합의"라며 "제가 이를 보류하자, 더 논의하자고 간곡히 말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검은 세력이 누구냐는 물음에는 "조금 더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그간 계파싸움을 그만 두고, 우리 당을 발전시켜 나가아선 야권 대안정당으로 키우자는 논의를 진지하게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바른미래는 4·3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후 당권파와 당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바른정당계 간 내홍을 겪었다. 국민의당계 일부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서 바른정당계에 합류했다. 양측은 당의 혁신 과제를 수립하는 당 혁신위 설치로 일시 휴전에 들어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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