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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정직할 수 있는 타이밍
‘경력 7년 차 방송국 엔지니어입니다. 제가 꼭 가고 싶었던 A사에서 경력직을 모집하는데 경쟁이 아주 셉니다. 이력서를 넣었는데 한 달 후에 최종 결과가 나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또 다른 B사에서 일하는 선배가 오겠느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B는 연봉은 비슷하나 업무 강도가 약한 터라 일단 옮기고, A에 합격하면 그리로 옮길까 합니다. 하지만, 그리되면 추천한 선배한테 미안해질 것 같아서 걱정인데 B에서는 당장 제가 안 오면 다른 사람을 뽑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B로 갔다가 A로 가자니 평판이 울고, B로 안 가고 A만 기다리자니 B가 울 수도 있어서 고민이다. 그래서 언뜻 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문제 같지만, 사실 해법은 간단하다. 간단한 문제를 왜 복잡하게 만들었을까? ‘정직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이분이 선배한테서 ‘올 의향이 있느냐’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바로 ‘어 나 A사에 서류 냈는데, B로 갔다가 만약 합격하면 한 달 만에 그리로 가도 돼?’ 이렇게 물었다면 그때 결론이 났을 것이다. 즉 선배가 ‘그럼’이라고 하면 편하게 B로 가면 되고 ‘안 돼’라고 하면 A를 포기하고 B로 가든지 아니면 그냥 있으면서 A의 결과를 기다리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물어봤어야 할 중요한 이유가 또 있다. A사에 서류합격이 되면 분명 면접을 볼 텐데 그때 ‘B사로 갔다가 한 달 만에 다시 옮기는 건 너무 한 거 아니냐’라고 물을 것이다. ‘미리 말했다’라고 하면 통과지만 얼버무리면 불합격 가능성이 크다. ‘내가 말 안 하면 모를 것’이라고? 요즘 경력자를 뽑는 회사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더구나 방송업계는 그리 큰 시장이 아니다.

불확실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방송인이여!!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지금이라도 선배한테 정확히 이야기해서 방향을 잡아라. ‘그럼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오도 가도 못해서 쌩 고민만 하는 것보다는 낫다. 그리고 정말 A사에 합격하고 싶다면 정직해야 한다. 정직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면 그다음에 찾아오는 것은 자승자박뿐임을 명심하라!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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