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韓日, 번번이 ‘진실게임’…초계기 이어 대북반출 충돌
-日 “전략물자 대북반출 의혹” vs 韓 “근거 없는 주장 중단하라”
-韓日 대북반출 의혹 공방…레이더ㆍ초계기 진실게임 판박이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현안을 둘러싼 마찰이 생길 때마다 첨예한 ‘진실게임’을 벌이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아베 신조 총리와 ‘8초 악수’를 나눈 뒤 스쳐 지나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과 일본이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을 때마다 번번이 ‘진실게임’을 벌이는 양상을 되풀이하고 있다. 양국간 마찰이 경제·안보·역사 등 민감한 문제를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데다 감정싸움이 더해지면서 한층 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한일 양국은 당면 현안으로 떠오른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와 관련해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전략물자의 대북반출 의혹을 놓고 맞서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일본이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7일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명분으로 ‘부적절한 사안’을 들면서 한국의 대북제재 이행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근거나 사례를 내밀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한국이 맹독성 사린가스나 신경작용제 VX와 같은 화학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불화수소를 북한에 반출한다는 의혹 제기에 다름 아니었다.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이에 앞서 “한국에서 대량 발주해 불화수소를 수출했는데 한국 기업에서 행방이 묘연해졌다”면서 “독가스나 화학무기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불화수소의 행선지가 북한일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대북반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9일 일본의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뒤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면서 “일본은 근거 없는 주장을 즉시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대북반출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략물자 대북반출을 둘러싼 한일간 진실게임 양상은 작년 12월 발생한 레이더 조사·초계기 저공 위협 비행 논란을 둘러싼 공방과 꼭 닮았다. 당시 일본은 한국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해상자위대 초계기 P-1을 겨냥해 화기관제용레이더를 가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은 구축함이 북한 어선 구조작전을 벌이던 중 일본 초계기가 저공위협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봉합되는 듯했던 한일간 레이더·초계기를 둘러싼 진실게임은 지난 4월 2라운드로 번지기도 했다. 당시 일본 언론은 한국이 일본 군용기의 한국 함정으로부터 3해리(약 5.5㎞) 이내 접근시 화기관제용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으나 한국은 작전 세부절차를 비롯한 대응 매뉴얼을 일본 측에 공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외교소식통은 10일 “한일갈등이 해묵은 독도·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최근 욱일기 논란과 레이더·초계기 갈등, 그리고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며 “그러나 지나친 갈등은 국제정치학적으로나 지정학적 측면에서 한일 모두에게 피해가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양측 모두 냉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