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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A LAB] 부활의 닻 올린 韓 해운업, 내년엔 순풍 돛 달까?
- 글로벌20대 선사 시장점유율 90% 육박…현대상선 9위로 1계단 ‘껑충’
- 현대상선, 내년에 2만3000TEU 선박 12대 투입…2022년까지 100만TEU 달성 ‘목표’
- 디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환경규제 시행도 현대상선에 ‘호재’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초대형 선박 도입과 인수합병(M&A)으로 시장 장악력을 높이려는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컨테이너선사들이 올해 상반기 일제히 선복량을 늘리며 세계 시장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내년에는 국내 유일의 국적 원양 해운사인 현대상선이 초대형 선박 투입 및 새로운 해운동맹 합류 등을 앞두고 있어 모처럼 국내 해운업 전망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선복량 늘리는 글로벌 컨선사…韓 해운업계도 선대 확장 활발= 글로벌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글로벌 20대 선사의 시장 점유율이 90%를 목전에 둔 89.6%로 집계됐다. 올해 1월(88.8%)과 비교해 0.8% 증가한 것이다.

머스크, MSC, 코스코, CMA-CGM,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5대 선사들의 선복량이 일제히 증가한 영향이 컸다. 올해 1월 1448만3200TEU였던 이들 5대 선사의 선복량은 이달 들어 1490만3187TEU로 40만TEU 이상 늘었다.

국내 선사들의 선복량도 크게 늘었다. 올해 1월 41만2971TEU에 불과했던 현대상선 선복량은 4일 기준 42만5550TEU로 1만2000TEU 이상 증가했다. 점유율은 1.8%로 올 초와 같았지만 글로벌 선복량 순위는 PIL을 제치고 10위에서 9위로 한 계단 올랐다. 작년 6월, 21년만에 10위권 진입에 성공한 이후 또 한 번 도약에 성공한 것이다. SM상선도 선복량을 키우며 6월 한때 20위에서 19위로 올랐고, 국내 대표적인 근해선사인 고려해운은 올해 1월 15위에서 지난 4일 13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 대형화 움직임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를 누비는 컨테이너 선복량은 약 2172만TEU였다. 2008년(896만TEU) 이래 연 평균 9.3%씩 증가한 셈이다.

선복량 과잉에 운임비 하락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연료유, 선원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대형 선박일수록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선사들의 ‘치킨게임’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에버그린이 최대 9척, 하팍-로이드가 6척의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발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선, 내년도 대형 선박 투입…흑자 전환 기대감 ‘쑥’= 현대상선도 내년 4월부터 2만3000TEU 선박 12대를 구주항로에 투입하고 2021년에 1만5000TEU급 선박 8척을 마저 투입한다. 이를 통해 2022년에는 선복량을 100만TEU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그 동안 일각에선 미-중 무역분쟁으로 물동량 증가에 대한 불확실성을 근거로 현대상선의 이같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상선의 ‘승부수’는 통했다.

앞서 현대상선은 2017년 4월부터 머스크-MSC의 해운동맹인 2M 얼라이언스와 ‘2M+H’라는 전략적 협력관계 계약을 맺었다. 미주 서안 항로에서는 선복교환을, 미주 동안 및 구주 항로에서는 선복매입 방식의 제한적 협력이었다. 이후 2M은 내년 3월 현대상선과의 전략적 협력 종료를 앞두고 대형선 미발주를 조건으로 한 얼라이언스 가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대형선 발주를 선택했다. 매년 4000억~5000억원의 적자가 나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대형 선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2M과의 해운동맹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오션얼라이언스, 디 얼라이언스로부터 협상 제의가 들어왔다. 결국 이 가운데 가장 조건이 좋았던 디 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키로 했다.

가입기간은 10년. 이 기간동안 현대상선은 얼라이언스 회원사와 원하는 모든 항로에 배를 넣고 같이 쓰는 선복공유가 가능하다. 내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글로벌 해운업계의 패러다임이 ‘규모의 경쟁’에서 ‘환경규제 대응’으로 변화하는 것도 현대상선에는 기회다.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앞두고 현대상선은 일찌감치 스크러버(배출가스 황산화물 저감장치) 장착을 결정했다. 신규 발주한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에도 스크러버가 설치된다. 스크러버의 경우 1척당 수십억원의 설치 비용이 들지만, 기존 고유 연료인 고유황 벙커C유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머스크, 코스코, CMA, CGM 등 글로벌 대형 선사들은 스크러버 대신 대안연료인 저유황유 사용을 기본 전략으로 삼았다. 환경규제 시작과 동시에 대안연료의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대 규모가 커 스크러버 설치에 비용적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현대상선이 내년 하반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엄기두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최근 해운기자단 간담회에서 “이란에 문제가 생겨 유가가 폭등하거나 미중무역분쟁으로 중국의 수출이 크게 감소하는 등의 대외 변수만 없다면 내년 하반기에는 현대상선의 영업이익 흑자가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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