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분단의 상징인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것은 정전 선언후 66년만의 일이다. [YTN캡처]

-트럼프ㆍ김정은 만남에 전세계인 주목
-文 대통령 “정전후 처음으로 북ㆍ미 회동”
-트럼프 “기자회견 마치고 DMZ 올라갈 것”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남북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세기의 회동’이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의 판문점에서의 회동을 계기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는 재개 흐름을 탔고, 남북미 간 비핵화 해법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의 이날 판문점 만남은 정전선언 66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전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울렛 초소를 방문했고, 이후 플레이스테이션을 거쳐 미군 장병식당인 ‘생추어리’를 방문했다. 양 정상은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만났던 JSA 분계선으로 이동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정전선언이 있은 후 66년만에 판문점에서 북한과 미국이 만난다”며 “한반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땅이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상 최초로 미국과 북한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마주서서 평화를 위한 악수를 하게 될 것”이라며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면 최선의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오늘 볼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은 평화를 확신할 수 있게 되고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에게 기대에 가득 찬 응원을 보내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라며 “저는 진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이뤄낸 대통령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분쟁보다 더 많은 용기를 요구한다”며 “오늘 평화로 가는 방법을 한반도가 증명할 수 있게 돼 마음이 벅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속적인 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현실성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오늘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비핵화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일치하며 동일한 목표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싱가포르 합의를 동시에 이행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저와 김 위원장은 좋은 케미스트리(조합)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저와 김 위원장 사이에 많은 분노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이가 좋아졌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까지 왔으니 ‘김 위원장에게 인사하면 어떻겠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고 김 위원장에게도 바로 반응이 왔다”며 세기의 회동 깜짝 제안과 성사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 행사(기자회견)를 마치고 DMZ로 올라갈 것”이라며 “어제 급하게 ‘(김 위원장과)악수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와 관련해선 “제재가 아직 해제되지 않았지만 저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서두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와 관련해서는 “그것은 하나의 단계다. 아마도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인수 회담과 확대회담을 합쳐 총 98분에 걸쳐 논의를 이어갔으며,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방안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 정상은 한미정상회담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각자 DMZ(비무장지대)를 향해 전용헬기를 타고 출발했다.

mk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