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나경원 “재협상 꿈도 꾸지 말라? 누가 야당인지 모르겠네”
-“찍어 누르면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널 것”
-靑 향해서는 “삼배구고두례 받겠다는 것”
-재협상 요청에 민주ㆍ바른미래는 “거부”
-한국당 내에서는 “구걸하지 말라” 비판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80일 만에 서명한 국회 정상화 합의문이 당내에서 거부당하며 위기에 몰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재협상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여당을 향해 연일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야당을 인정하라”는 나 원내대표의 목소리에도 여야 4당이 상임위에서 법안을 처리하기 시작하며 한국당은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원내대표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파행된 상황에서 없는 꿈도 만들어야 할 상황인데 여당은 꿈도 꾸지 말라고 한다”며 “누가 야당인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25일에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에서 국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표결 처리가 이뤄졌다. 이제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표결 처리를 하겠다고 한다”며 “180일 동안 충분히 논의하라는 국회 선진화법을 무시하고 야합 정치로 제1 야당을 찍어 누른다면 영영 국회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청와대를 향해서는 “지금 여당의 태도는 곧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라며 “청와대가 원하는 것은 국회 정상화가 아닌 야당 종속화로 보인다. 야당에게 삼배구고두례를 받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두고 여당과 청와대를 비판하고 나섰지만, 현재 국회 정상화를 둘러싼 재협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나 원내대표가 파행 80일 만에 만들어온 합의안은 2시간 만에 당 의원총회에서 부결됐다. 이후 나 원내대표가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재협상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재협상 의사를 전했지만, 합의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재협상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재협상 여부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거란 착각은 꿈도 꾸지 말라. 이번만큼은 어떤 전제조건 없이 국회로 복귀하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오신환 바른미래 원내대표 역시 “어떤 새로운 협상안이 나올 수 있을까 회의적”이라며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게다가 여야 4당이 국회 상임위를 강행하며 당내에서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재협상에는 악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전날 소방 국가직 전환과 과거사법 등을 강행 처리한 여당을 향해 “오랜 국회의 전통을 무시한 국회 폭거이자 민주주의의 파괴행위”라며 소속 위원들과 함께 여야 4당 비판에 나섰다.

김태흠 의원은 아예 성명을 내고 나 원내대표를 향해 “구걸하듯 재협상을 하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합의안은 ‘의회 폭거’를 통해 이뤄진 ‘불법 패스트트랙’이 정당했음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중대한 결함을 안고 있다”며 “나 원내대표가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재협상해야 된다’고 마치 구걸하듯 하는 것도 유감”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원들의 재협상 위임에도 나 원내대표의 입장은 난처하기만 하다. 한국당 관계자는 “한국당 입장에서는 더 물러설 수 없는데, 여당 역시 마찬가지 아니겠느냐. 결국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나 원내대표의 부담만 늘어난 셈”이라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